복층 오피스텔의 미학

by 신성규

좁은 복층에 처음 올라갔을 때,

나는 이곳에서 사랑을 나눌 수 있을지 의문이 들었다.

허리를 펼 수 없고, 무릎을 꿇으면 천장에 이마가 닿는다.

서로를 안는 것도, 돌리는 것도 조심스러웠다.

하지만 바로 그 제약 속에서

나는 ‘좁음’이 주는 섹스의 미학을 발견했다.


천장이 낮으면, 움직임보다 닿음이 중요해진다.

섹스는 갑자기 체위의 퍼포먼스가 아니라,

호흡과 체온의 미묘한 교환으로 변화한다.

손끝이 닿는 거리, 입김의 속도,

그 작은 것들이 사랑의 전체를 구성한다.


움직일 수 없기에, 우리는 진심으로 닿아야 한다.

부드러운 압력, 천천히 움직이는 골반,

절제된 신음과 침묵 속 떨림.


이곳에선 모든 것이 느려진다.

그리고 느려진다는 것은 곧,

깊어진다는 의미다.


복층의 천장은 낮고, 숨을 크게 쉬기도 어렵다.

하지만 그 불편함 속에서

서로의 체형, 리듬, 침대의 울림에 대한 감각은 놀랍도록 발달한다.


어디에 팔을 두어야 하는가,

무릎을 어떻게 굽히면 더 닿는가,

고개를 얼마나 기울이면 서로의 숨이 닿는가.

그 모든 판단은 순간적인 창조다.

그것은 지성적 섹스이며, 즉흥적 안무이고,

사랑의 비언어적 커뮤니케이션이다.


우리는 좁은 천장 아래서 몸으로 시를 쓴다.


복층 아래의 섹스는

마치 서로의 심연에 잠수하는 행위 같다.

머리를 숙이고, 허리를 굽히고,

서로에게로 파고들수록,

몸은 작아지지만 마음은 커진다.


이 공간은

우리의 목소리를 낮추게 하고,

호흡을 조용히 만들며,

섹스를 감정의 천장 없는 방으로 변화시킨다.


넓은 침대가 주는 쾌락은 편안함이다.

좁은 복층이 주는 쾌락은 정제된 감각의 농축이다.

우리는 천장이 낮기에 더 닿으려 노력하고,

몸이 제한되기에 더 정성스레 연결된다.

이것이 좁은 복층의 섹스가 아름다운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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