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엔 가까웠다.
우린 숫자 2와 5 같았다.
차이는 있었지만,
그건 거리라기보단 긴장이었다.
하루,
이틀,
삼일…
서로에게 보내는 말의 간격이
1씩 늘어났다.
네가 먼저 일어났던 아침,
내가 먼저 나가던 밤,
우리의 시선은
하나씩 어긋났다.
등차수열은 친절하다.
같은 간격으로 움직이니까.
그러나
그 친절함이
가끔은 너무 잔인하다.
사랑은 등차수열처럼 식었다.
우리 사이엔 패턴이 생겼고,
패턴 속엔 감정이 없었다.
나는 알았다.
한 발 한 발,
같은 속도로 걸어가다 보면
언젠간 서로
등 뒤를 보게 된다는 걸.
너는 마지막 항까지도
예상 가능한 사람이었다.
그래서 나는 그 예측 가능한 이별을
기다리지 않고 떠났다.
지금도 계산하면
우리 사랑의 합은 정해져 있다.
처음 만난 날이 첫 항.
마지막 포옹이 마지막 항.
그 사이 모든 말, 침묵, 눈물, 문자…
전부
어떤 공차의 아래에
정돈된 숫자처럼 누워 있다.
아직도 가끔 생각한다.
우리가 만약 등차가 아닌
등비였다면 어땠을까.
조금 더 폭발하고,
조금 더 기울고,
예측할 수 없는 속도로
서로에게 빨려들 수 있었을까.
하지만 아니었다.
우리는 너무나 질서정연하게 멀어진
등차수열이었다.
그래서 잊는 것도,
계산처럼 쉬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