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적으로 사는 사람들

by 신성규

친구들이 늘 내게 했던 말이 있다. “사람들은 다 너처럼 똑똑하지 않아.” 처음엔 이 말을 이해하지 못했다. 똑똑하다는 건 단순히 지식이 많거나 계산이 빠르다는 의미가 아니라, 세상을 구조적으로 보고 그 안에서 패턴과 의도를 읽어내는 능력이라고 믿었기 때문이다. 나는 사람들의 말과 행동 속에서 논리와 비논리를 찾아내고, 그 숨겨진 동기를 분석하는 일을 멈추지 않았다. 나에겐 그것이 숨 쉬는 것만큼 자연스러운 일이었다.


그러나 친구들은 종종 내 분석을 가로막았다. “사람들은 그냥 그래. 깊이 생각해서 행동하는 게 아니야.” 그 말은 마치, 내가 풀어야 할 방정식이라 믿었던 것이 사실은 자동판매기처럼 버튼을 누르면 바로 작동하는 단순한 장치라는 사실을 알려주는 것 같았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행동의 앞뒤를 정교하게 설계하지 않는다. 그저 습관과 감정, 순간적인 충동에 따라 움직인다.


나는 오래도록 그것을 납득하기 어려워했다. 왜 이렇게 비효율적이고, 왜 이렇게 불합리하며, 왜 이렇게 스스로를 설명하지 못하는가. 하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깨달았다. 오히려 그것이 ‘평균적인 인간성’의 모습이라는 것을. 인간은 생각보다 덜 합리적이고, 덜 의식적이다. 이성적 분석은 소수의 취향일 뿐, 다수에게는 무거운 짐일 수 있다.


그렇다면 나는 두 세계 사이를 오가야 한다. 의도를 읽고 구조를 해석하는 세계, 그리고 그냥 자동적으로 살아가는 세계. 두 세계가 서로를 이해하지 못하는 건 당연하다. 다만 나는 여전히 한쪽 세계를 더 선명하게 본다. 자동적으로 사는 사람들의 움직임 속에서도, 그 안에 숨어 있는 미세한 패턴과 질서를 찾고 싶다. 비록 그들이 스스로 설명하지 못하더라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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