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 커뮤니티의 위험성

by 신성규

정치적 목적을 가진 집단은 오래전부터 대중의 감정과 여론을 움직이는 방법을 알고 있었다. 과거에는 신문과 방송이 그 무대였지만, 지금은 커뮤니티가 그 역할을 대신한다. 특정 사건이나 이슈가 불거질 때, 커뮤니티 속 게시판은 순식간에 뜨거워진다. 그런데 그 뜨거움은 종종 자연스러운 흐름이라기보다, 누군가의 설계에 가까워 보인다.


나는 이곳에서 이상한 움직임을 자주 본다. 특정 주제의 글이 올라오면, 놀랄 만큼 빠른 속도로 추천이 몰린다. 그 글은 절묘하게 분노를 자극하고, 피해의식과 적대심을 동시에 부추긴다. 추천과 댓글이 한 방향으로 몰리면서, 그 주장은 ‘다수의 의견’처럼 포장된다. 어떤 계정들은 하루에도 수십 개의 글을 올리고, 비슷한 내용이 다른 커뮤니티에도 동시에 등장한다.


이것이 단순한 우연이나 개인의 취향일까? 나는 그렇지 않다고 생각한다. 이는 과거의 선전·심리전을 디지털 환경에 맞게 변형한 것이다. 추천과 댓글, 공유는 새로운 정치 도구가 되었다. 정치 세력은 이 도구를 이용해 여론을 특정 방향으로 몰아가고, 이를 ‘민심’이라는 이름으로 재포장한다.


이쯤 되면 질문은 이렇게 바뀐다. 우리는 온라인에서 정말 ‘개인’과 대화하는가? 아니면 어떤 정치적 의도가 심어 놓은 ‘자동 응답기’와 대화하는가? 실제로 많은 사람들은 자신의 의견을 독립적으로 숙고하지 않는다. 그저 익숙한 주장, 이미 많이 본 문장, 다수가 누른 추천에 따라 반응한다. 대부분은 깊이 따지기보다, 커뮤니티의 기류에 몸을 맡기고 자동적으로 반응한다.


그렇다면 커뮤니티 속 ‘개인’이란 무엇인가? 그것은 독립된 주체라기보다, 집단의 논리와 알고리즘이 결합해 만든 합성물에 가깝다. 그리고 그 합성물은 때때로 누군가의 정치적 목적에 의해 형성되고, 조정된다. 겉으로는 수많은 개인이 자유롭게 말하는 것처럼 보여도, 실제로는 수십 개의 손이 그 흐름을 설계하고 있을 수 있다.


커뮤니티는 정말 개인일까? 나는 점점 그렇지 않다고 느낀다. 우리는 개인과 대화하는 것이 아니라, 정치적 의도가 여러 개의 가면을 쓰고 마주 오는 세상에 살고 있는지도 모른다. 그리고 그 의도는, 우리가 방심하는 순간 우리의 생각마저도 조용히 설계해버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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