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자는 악기다

by 신성규

여자는 악기다.

하지만 그것은 소유하거나 지배할 수 있는 물건이 아니라,

손끝과 마음끝으로만 다가갈 수 있는 하나의 세계다.


악기를 다룬다는 건, 단순히 소리를 내는 기술이 아니다.

그 악기만의 호흡을 듣고,

나무결의 떨림과 현의 장력을 읽어내는 일이다.

마찬가지로 여자를 이해한다는 건,

말과 표정 이면의 미세한 울림을 감지하는 일이다.


기타는 손끝의 압력과 리듬을 요구한다.

피아노는 타이밍과 깊이, 그리고 공기의 무게를 알아야 한다.

바이올린은 어깨와 턱, 팔과 손가락이 한 몸처럼 움직여야 한다.

그 어느 악기든, 조금만 힘이 과하면 음이 상하고,

너무 가볍게 스치면 소리가 사라진다.


여자도 그렇다.

그 마음을 움켜쥐면 닫히고,

방치하면 멀어진다.

때로는 가장 아름다운 울림이,

아무 말 없이 가만히 듣고 있을 때 나온다.


악기는 연주자의 욕심을 싫어한다.

울림을 강제로 끌어내려는 손길보다는,

그 악기가 스스로 노래하고 싶어지는 순간을 만들어주는 손길을 원한다.

여자도 마찬가지다.

그녀가 울림을 내고 싶어질 때,

그 순간은 사랑이 아니라 예술이 된다.


악기를 잘 다루는 사람은, 악기를 존중한다.

여자를 잘 아는 사람은, 여자를 존중한다.

그 존중 속에서 나오는 소리야말로,

시간이 지나도 사라지지 않는 울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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