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옥을 짓기 위해 벽돌을 옮기는 죄수

by 신성규

나는 돈을 사랑하지 않는다.

남들의 시선에 별로 관심이 없다.


하지만 나는,

돈을 필요로 했다.


왜냐하면 돈은 나에게

‘창작의 자유’라는 번역어로 다가왔기 때문이다.

억압받지 않고, 타인의 시간표에 종속되지 않고,

내 생각의 리듬을 지킬 수 있는 유일한 장치.

그게 돈이었다.


나는 꿈꿨다.

세상의 시끄러움에서 벗어난, 나만의 아늑한 둥지.

그곳에서 나는 말하고, 쓰고, 생각할 수 있으리라.


그래서 돈을 벌기로 했다.

자유를 위한 인질극이었다.

그러나 어느 날, 문득 느꼈다.

자유를 얻기 위해, 내 자유를 버리고 있었다는 것.


창작을 위해 시작된 길이

창작을 억제하는 구조가 되었다.

나는 마치, 감옥을 짓기 위해 벽돌을 옮기는 죄수처럼

스스로를 가두고 있었다.


사람들은 말한다.

“그렇게 해서 돈을 모아야지.”

“지금은 참고 나중에 하고 싶은 걸 해.”


하지만 나는 안다.

나는 그들의 타이밍과는 다르게 작동하는 사람이라는 것을.

내가 원하는 것은

나중에가 아니라 지금 여기에 살아있는 창작의 자유였다.

그리고 그 자유는, 시간과 에너지가 아니면 생기지 않는다.


나는 그제야 깨달았다.

내가 원했던 건 창작의 시간,

즉 자기 구조에 맞는 삶이었지,

금전이 아니었다.


돈은 그저 하나의 도구였지만,

그 도구를 얻기 위해 내가 도구처럼 기능하고 있었다.

그 순간,

나는 결심했다.


이제, 창작이 먼저다.

돈은 따라오든지, 아니든지.

내 자유는 내 구조의 선택으로부터 시작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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