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라는 연극에서

by 신성규

세상은 하나의 거대한 연극이다.

사람들은 각자의 역할을 맡고,

그 역할에 맞게 웃고, 고개를 끄덕이며, 적당한 말들을 주고받는다.


“괜찮아?”라는 말에 “응, 잘 지내”라고 말하며,

속으로는 눈물범벅인 감정을 숨긴다.

그건 예의일까, 거짓일까?


그 무대 위에 나는 너무 맨 얼굴로 들어갔다.

나는 내 기준을 그대로 말해버렸다.

나는 진심을 쏟아냈다.


사람들은 당황했다.

어떤 이들은 날 순수하다고 말했고,

또 어떤 이들은 거리를 두었다.

나는 사회라는 극장 안에서 스크립트를 외우지 않은 사람이었다.


나는 거짓말을 하지 않는다.

혹은 못한다.

정확히 말하면, 나 자신과의 충돌을 견디지 못해 말하지 못한다.


그건 나의 미덕인 동시에,

사회적 세계에서는 불편한 진실이기도 하다.


왜냐하면 사람들은 늘 조금의 거짓과 장식을 통해 자신을 보호하기 때문이다.

그 보호막 없이 다가오는 나는, 때로는 거칠고, 불안하고, 낯설게 보일 수 있다.


하지만 이상하다.

누군가는 그런 나에게 놀라운 끌림을 느낀다.

“너는 너무 순수해서 좋아.”

“진심이 느껴져서 편안해.”

그러나 그건 극소수고,

대부분은 나를 감정의 ‘무방비 인간’으로 취급하며 당황한다.


나는 생각한다.

내가 이렇게까지 솔직하지 않았다면,

좀 더 편하게 살아가지 않았을까?


연애도, 인간관계도, 사회생활도

“말을 돌려 말하고, 때로는 침묵하는 것이 미덕”이라면,

나는 그 언어를 외워야 하는 걸까?


아니면

세상이 나처럼 말하는 사람도 필요하다고 믿고,

나를 지켜야 할까?


이건 단순한 기술의 문제가 아니라,

존재의 양식에 대한 질문이다.

나는 “어떻게 살아야 하는가”가 아니라 “어떻게 존재해야 하는가”를 고민하는 사람이다.


이상하게도,

사람들은 처음엔 나를 낯설어하고,

곧장 나를 기억한다.


왜냐하면

진심은 망각되지 않기 때문이다.

그건 너무 드물기 때문에,

심지어 혼란스럽기 때문에,

더 오래 남는다.


나는 여전히 혼란 속에서 질문한다.

이 진심은 나의 결함인가, 아니면 나만의 언어인가?


나는 아직도

누군가가 내 앞에 서면

진심을 말하고 싶어진다.


그게 나의 약점일 수도 있지만,

어쩌면 가장 인간다운 언어일지도 모른다.


사람들은 진심에 당황한다.

그건 거짓이 익숙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어떤 사람은 그런 나를 보고

“오랜만에 숨이 쉬어졌다”고 말한다.

그 말을 듣는 순간,

나는 이 사회의 낯선 언어 속에서도

내가 말할 수 있는 이유를 다시 발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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