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렬함은 왜 파국으로 끝나는가
나는 늘 의문이었다.
어떻게 범인이 천재를 만나게 되었을까? 그리고 왜 그 만남은 그렇게도 강렬한 인상을 남기고, 돌아올 수 없는 강을 건너버리는가?
이야기의 서두는 간단하다. 한 사람은 세계를 깊이 이해하고 해석하는 자, 다른 한 사람은 그저 주어진 일상을 충실히 살아가는 자였다. 우연은 신의 유일한 장난이었고, 감정은 그 장난에 너무도 쉽게 당했다. 천재와 범인의 연애는 그렇게 시작된다.
처음에는 모든 것이 신비롭다.
천재는 범인의 단순함 속에서 한 줌의 고요함과 이질적인 감수성을 발견하고,
범인은 천재의 생각과 언어가 자신이 알지 못하던 차원이라는 사실에 취한다.
그러나 시간이 지나면,
그 차이는 금이 되어
균열이 되어
결국은 단절로 변한다.
천재는 생각한다.
“왜 내 마음의 깊이를 이 사람은 이해하지 못할까?”
범인은 생각한다.
“왜 모든 걸 그렇게 어렵게만 느끼며 살아야 하지?”
천재는 변한다. 늘 진화하고, 갱신되고, 낡은 자아를 죽인다.
범인은 붙잡고 싶다. ‘내가 사랑한 그 사람’이 떠나지 않길. 하지만 그 사람은 더 이상 그 사람이 아니다.
이 연애는 언젠가 끝이 난다. 그러나 끝이 난 순간부터 시작되는 건 망각이 아니라 기억의 각인이다.
범인은 다시 일상으로 돌아가지만, 영원히 잊지 못할 것이다.
그는 알게 된다. 세상엔 그런 인간도 있다는 것을.
이해할 수 없는, 그러나 끌리는 무언가.
천재는 다시 혼자가 된다.
그러나 그 혼자됨은 곧 자신과의 대화이며, 그 연애가 준 통찰은 다음 진화의 발판이 된다.
이 관계는 실패였을까?
나는 그렇게 보지 않는다.
천재에게는 자신이 너무 멀리 왔음을 알려주는 계기였고,
범인에게는 자신이 더 넓은 세계를 맛본 첫 경험이었다.
그리고 무엇보다 중요한 건,
이 사랑은 진짜였다는 것.
사랑은 때때로, 지속보다
강렬함으로 존재의 증거를 남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