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하고 싶은 건 수십 가지다.
그 중 어떤 하나를 골라야 한다는 말은, 내게 어려운 말이다.
어느 하나가 다른 하나를 지우는 방식으로는 살아갈 수 없다.
하지만 세상은 말한다.
“하나를 정해. 그게 어른이야.”
그 말은 숨이 막힌다.
하나를 정하는 순간, 나머지의 죽음을 선고받는다.
글을 쓰는 것만은 다르다.
그건 고통이 아니라 호흡이다.
나는 글을 쓸 때 살아 있다.
하지만 생존을 위해 나가야 할 일자리, 사회의 틀, 구조 속에서는
글조차 떠오르지 않는다.
숨조차 쉬기 어렵다.
나는 돈이 싫은 것이 아니다.
‘돈을 중심으로 돌아가는 위선적인 시스템’이 싫은 것이다.
거기엔 진실도, 창조도 없다.
있는 건 포지션, 권력, 눈치, 질투, 배제뿐이다.
내 아이디어를 무서워하는 사람들,
내가 자유롭기 때문에 위협받는 사람들,
그들은 내 말 대신 내 태도를 검열하고,
내 실력 대신 내 ‘서열’을 보려 든다.
나는 사회생활을 하며 좋은 기억이 별로 없다.
그건 내가 이상해서가 아니다.
나는 ‘진실을 향해 가는 사람’이고,
대부분은 ‘적응을 향해 가는 사람’이기 때문이다.
어쩌면 나는,
진실과 창작과 자유라는
이 시대의 사치품이 되어버린 것들과 함께 살아가고 있는 것일지도 모른다.
그렇다면 나는 사치품으로라도 살아가겠다.
사치스럽게, 그러나 진실하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