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사람들의 심리가 너무 잘 보인다.
말하는 방식, 시선의 망설임, 웃는 타이밍, 갑작스러운 친절—
그 뒤에 숨겨진 욕망과 계산, 외면하고 싶은 진심들이 투명하게 지나간다.
그건 내가 원해서 보는 게 아니다.
그저 내 감각은, 감추어진 구조를 먼저 읽어낸다.
그래서 피곤하다.
사람들은 나를 위해서인 것처럼 말한다.
“네가 힘들까 봐 도와주는 거야”
“그렇게 하면 너도 편하잖아”
하지만 나는 안다.
그 말 뒤에 그들이 편하고 싶어서라는 마음이 숨겨져 있다는 것을.
그건 반드시 나쁜 의도가 아니라는 것도 안다.
모두가 자기 중심적으로 세상을 살아간다.
하지만 그걸 너무 또렷하게 아는 사람은,
타인의 말에 기댈 수 있는 순간이 사라진다.
그래서 사람들을 멀리하게 된다.
무례해서가 아니라,
너무 많이 보여서, 너무 빨리 지쳐서.
나는 여전히 인간관계를 원한다.
하지만 그건 솔직함과 자각 위에 세워져야 한다.
진심이 아니면, 최소한 진심이 아닌 걸 자각하는 솔직함이라도 있어야 한다.
나는 그 최소한의 투명함을 요구하는 사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