슈퍼앱의 가능성과 혁신

by 신성규

매일같이 우리는 ‘혜택’ 속에 산다. 신용카드, 멤버십, 포인트, 쿠폰, 제휴 할인… 수많은 혜택이 우리 주변을 감싸지만 정작 우리는 그 안에서 길을 잃는다. 역설적으로, 혜택은 너무 많아서 아무 것도 누릴 수 없게 되었다. 마치 지도는 많지만 방향을 잡지 못하는 여행자처럼.


나는 묻고 싶다. 왜 멤버십은 지능화되지 않는가? 우리는 이미 토스, 카카오페이, 네이버페이 등 ‘슈퍼 앱’이라는 기술 인프라를 가지고 있고, 신용카드사들은 모두 혜택 정보를 API 형태로 제공하고 있다. 사용자의 위치, 카드 정보, 오늘의 일정만 입력하면 최적의 소비 장소를 알려주는 것은 기술적으로 그리 어렵지 않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왜 아무도 이 연결을 하지 않는가?


그 이유는 단순히 기술 부족 때문이 아니다. 오히려 구조적 이유다.


첫째, 카드사와 플랫폼의 이해관계가 충돌한다. 카드사는 자사 카드의 사용을 유도하려고 하고, 플랫폼은 다수의 카드를 통합하여 사용자 경험을 높이려 한다. 이때 카드사는 추천 기능에서 ‘중립성’을 요구받으며 매출 유인을 잃게 된다. 그래서 제대로 된 통합 추천이 나오지 않는다.


둘째, 사용자 데이터를 의도적으로 비효율적으로 유지하는 경향이 있다. 플랫폼이나 카드사 모두 사용자에게 ‘스스로 탐색하게 만드는 구조’를 택한다. 이는 소비자가 정보 탐색에 시간을 쓰게 만들고, 비합리적 소비를 유도하는 고전적 마케팅 구조와도 연결되어 있다. 지능화는 사용자의 효율을 높이지만, 기업의 판매 전략에는 반드시 이롭지만은 않다.


셋째, 정책과 표준화 문제도 있다. 모든 카드사가 동일한 방식으로 혜택을 표현하지 않고, 제휴처 조건이나 사용 조건도 의도적으로 복잡하게 만든다. 이를 머신러닝 기반 추천 시스템에 태우려면 정규화된 데이터셋이 필요한데, 민간 시장에서는 이를 공동으로 추진할 유인이 부족하다.


그러나 나는 확신한다. 이 연결은 언젠가 누군가에 의해 촉발될 것이다. 단순한 기술 통합이 아니라, ‘혜택 탐색의 종말’이라는 사용자 경험 혁신이 필요한 시점이다. 우리는 스마트폰을 통해 모든 것을 계획하고 예측하지만, 정작 가장 빈번한 행위인 ‘소비’는 아직도 과거의 무작위 속에 남아 있다.


슈퍼 앱은 슈퍼 사고를 담아야 한다. 혜택은 데이터로 존재할 때 비로소 실체를 갖는다. 그 실체를 ‘생각하는 소비’로 이끄는 서비스야말로 다음 시대의 금융 혁신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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