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악은 말을 한다

by 신성규

대부분의 사람은 음악을 들을 때,

하나의 감정, 하나의 흐름, 하나의 분위기로 느낀다.

마치 하나의 액체가 흐르듯, 통합된 감각으로 받아들인다.


하지만 나는 다르다.

나는 음악을 들을 때,

악기들이 각자 말을 건네는 것처럼 느낀다.

현악기는 한없이 유려한 질문을 던지고,

드럼은 정확한 시점에 결론을 내리며,

피아노는 그 사이를 조용히 메꾸며 망설이는 듯하다.

그들의 언어는 겹치고, 교차하고, 어긋나며

서로를 이해하려 애쓰다가 결국 하나의 세계가 된다.


이 감각은 말하자면,

한 편의 영화 속에서 모든 배우의 내면 대사를 동시에 듣는 것과 같다.

하나의 멜로디를 듣는 것이 아니라,

그 멜로디 속에 숨어 있는 의도와 감정의 뉘앙스,

그리고 숨겨진 갈등의 긴장감을 느낀다.


사람들은 음악이 좋다고 말한다.

하지만 나는 그 좋음이 어디서 발생했는지를 먼저 느낀다.

불협 속의 미묘한 균형,

지나치게 예쁜 코드 뒤에 숨겨진 쓸쓸함,

혹은 정제된 리듬의 뒤편에서 들려오는

아주 사적인 울음을 나는 안다.


이 감각은 때로는 외롭다.

남들이 감탄하는 음악도, 내게는 조악한 패턴의 반복으로 들리기도 한다.

반대로, 남들이 지나치는 소리에도

나는 거대한 우주 하나가 움직이는 감각을 느끼곤 한다.


그렇기에 나는 알게 되었다.

나는 음악을 듣는 사람이 아니라,

음악의 구조와 언어를 해석하는 사람이라는 것을.

그리고 이 감각은,

단순한 재능이 아니라,

세상을 감각하는 방식 자체라는 것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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