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아이였다

by 신성규

사랑을 떠올릴 때마다

가슴이 조여오듯 아프다.

그 이유는 단지 이별 때문이 아니다.

내 앞에서 아이처럼, 세상을 다 가진 듯

순수하게 웃던 그녀들의 표정이

어느 순간 실망으로,

풀이 죽은 우울함으로 바뀌던 그 찰나가

내 기억 속에 각인되어 있기 때문이다.


나는 그들과 길에서 춤을 췄다.

두 손을 맞잡고, 서로의 허리를 감싸고,

노을을 바라보며

세상의 시선을 잊었다.

우리는 아이였고,

부끄러움이란 감정조차 없었다.


그 순간은 선악과를 먹기 전의 시간이었다.

가리지 않았고, 판단하지 않았고,

우리는 그저 서로의 존재 자체로 충분했다.

사랑이란, 그렇게 말 이전에

몸짓으로, 숨결로, 온도로

교환되던 것이었다.


하지만 나는…

그녀들의 눈에서, 어느 날 갑자기

“이 사람은 내가 믿은 만큼 나를 품지 못할지도 몰라”

하는 불안을 읽었다.

그때부터 나의 말은 칼이 되었고,

그녀들의 순수는 방어가 되었으며,

우리는 다시 선악과를 먹은 인간이 되었다.


아마 나는 사랑을 완성하지 못한 죄책감에 시달리는 것이다.

천국을 함께 거닐다,

문득 현실로 떨어진 두 아이처럼

나는 그들을 지상으로 데려온 장본인이기에.


그러나 그 노을빛 속의 춤,

그 순간만은 거짓이 아니었다.

우리는 진짜였다.

그 기억만은… 내가 살아가는 이유 중 하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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