먹물 쑈

by 신성규

나는 자주 생각한다.

내가 쓰는 글, 내가 구상하는 시나리오,

내 사고의 결은

이 세상이 원하는 것과는 너무 멀다고.


그들은 나를 먹물이라 부를 것이다.

말이 많고, 있어 보이려고 하고,

현실감각 없이 깊은 척한다고.

나는 그런 말을 이미 내면화했다.

아니, 그보다 먼저 예측했다.

예측은 때로 방어의 이름이 된다.

그래서 나는 내 글을 내놓기 전에

이미 그들이 나를 어떻게 비난할지를 알고 있다.


하지만 그들이 이해하지 못하는 건,

나는 ‘깊은 척’ 한 것이 아니라,

깊어질 수밖에 없었다는 것이다.


세상은 본능적이고, 즉각적이며, 소비된다.

사람들은 원초적 욕구—성욕, 폭력, 쾌락, 단순한 공감—에 쉽게 반응한다.

그러나 나는

그 욕구에 응답하지 않는 자였다.


나는 욕구보다 구조를 봤고,

감정보다 원인을 파고들었고,

표면보다 심연을 의심했다.


그래서 나는 소외되었다.

그들의 욕망을 충족시키지 못했기 때문에,

나는 ‘이상한 사람’, ‘유난스러운 사람’이 되었다.

그리고 그것은 결국

내가 누구인지에 대한 존재의 의심으로 번졌다.


‘내가 이상한 걸까?’

‘나는 왜 사람들처럼 살 수 없을까?’

‘나는 왜 그들처럼 말할 수 없을까?’

그리고 가장 고통스러운 질문,

“이렇게까지 깊어질 필요가 있었을까?”


나는 이제 안다.

이건 선택이 아니었다.

이건 감각이고, 구조였고, 운명이었다.


내 안에는 어릴 적부터

모든 것을 해석하고 의심하는 기질이 있었다.


사람들은 말한다.

“그냥 쉽게 써. 재밌게. 가볍게.”

하지만 나는 그렇게 할 수 없었다.

내 글에는 존재 전체가 묻어난다.

내 문장은 나의 생존 방식이고,

내 사고는 내가 버티는 유일한 힘이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는 언젠가 나 같은 사람에게 도달할 것이다.

내 글이, 내 고민이,

한 명에게라도 들릴 수 있다면,

나는 존재를 포기하지 않을 것이다.


월, 화, 수, 목, 금, 토, 일 연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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