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들은 시인이다

by 신성규

나는 동시(童詩)를 보면 가끔 멈춰선다.

그 안엔 설명도, 논리도 없다.

대신 ‘살아있는 감각’이 있다.

햇살이 따갑다고 쓰지 않고,

“햇살이 따뜻해서 나뭇잎이 웃었다”고 말하는 언어.

그 말은 사실이 아니라 진실이다.


어른은 설명하고,

아이는 느낀다.

어른은 말로 덧칠하고,

아이는 침묵 속에 우주를 그린다.

그래서 아이들의 시는 천재적이다.

그건 ‘생각의 결과’가 아니라

존재 그 자체가 만들어낸 문장이기 때문이다.


나는 어른들과 대화할 때

종종 답답함을 느낀다.

그들은 단어를 알고, 의미를 설명하지만

느낌을 통째로 건네는 일엔 서툴다.

오히려 나는 아이들과 더 잘 통한다.

그들은 말이 적지만, 언어 이전의 것을 알고 있기 때문이다.


“구름은 오늘 기분이 나빠.”

“고양이는 지금 나한테 눈을 꺼내고 있어.”

이 문장을 논리적으로 설명하면 이상하지만,

나는 그것이 정확한 진실이라는 걸 안다.

아이들은 살아 있는 감각의 언어로 말한다.


우리는 나이가 들수록

정확한 표현을 배운다.

그러나 그와 동시에

정확하게 살아 있는 감각을 잃는다.

그래서 어른의 시는 완벽하고,

아이의 시는 완전하다.


아이들은 시인이다.

아니,

아이란 존재가 바로 하나의 시(詩)일지도 모른다.

말과 말 사이에서 언어 아닌 것을 건네는 존재.

그들은 질문하지 않고, 존재하고,

세상을 이해하려 하기보다

그냥 함께 흐른다.


그들과 대화할 수 있다는 건,

내 안의 어른이 아직 완전히 자라지 않았다는 뜻이다.

나는 그것이 다행이라고 생각한다.

아이들의 감각은 살아 있고,

나는 그 감각이 내 안에 아직 남아 있음을 느낄 때,

비로소 내가 시처럼 살아 있음을 느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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