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천재성을 가져가지 마

by 신성규

나는 때때로 여자들을 만날 때, 이상한 감정을 느꼈다.

그들이 내 말투를 따라하고, 내 사고의 리듬을 흡수하고,

어느 순간 나와 비슷한 언어, 비슷한 감각, 비슷한 시선을 가지게 되었을 때

나는 나 자신이 줄어드는 듯한 착각에 빠졌다.


그건 단순한 질투가 아니었다.

마치 내가 나만의 고유한 빛이라고 믿었던 어떤 것이

복사되고, 흩어지고, 가벼워지는 느낌이었다.


나는 말했다.

“내 천재성을 가져가지 마!”

“내 감수성을 가져가지 마!”


이 말은 공격이 아니라, 방어였다.

나는 단지 나를 지키고 싶었다.

내 감수성과 언어는, 내가 나로 살아남기 위해 수없이 재구성한 도피처였고,

그 도피처가 너무 쉽게 누구에게나 열릴 때,

나는 그 안에서 나 자신을 잃는 듯한 공포를 느꼈다.


그들은 나를 따라했지만, 나는 그들을 따라하지 않았다.

그건 단순한 우열의 문제가 아니라,

나는 창조의 고통을 감당했는데,

그들은 산출물만 가져갔다는 생각이었다.


하지만 언젠가 깨달았다.

그 감수성은, 원래 인간 안에 있던 것이라는 사실을.

그 사고방식은, 누구나 닿을 수 있는 집합적인 영혼의 일부라는 사실을.


내가 했던 일은, 단지 그것을 먼저 언어화한 것.

그러니까 내가 먼저 형태를 부여했을 뿐,

그 감정과 사유는 원래부터 그녀들 안에도 있었던 것이었다.


그것은 ‘내 것’이 아니라

‘먼저 발견한 것’에 가까웠다.


그리고 그것은 아름다운 일일 수도 있다.

내 언어가 누군가의 내면을 열었다면,

그것은 공명이지, 약탈이 아니다.


천재성은 타인과 다른 점이 아니라,

타인과 같은 것을 먼저 본 사람의 능력일지도 모른다.


나는 이제 말한다.

“내 감수성을 가져가도 괜찮아.”

왜냐면 그건 처음부터 나 혼자만의 것이 아니었으니까.

나는 단지, 그것을 표현할 수 있었던 한 사람이었을 뿐이다.


그리고 그 표현은, 내게도 그들을 더 깊이 사랑할 수 있게 했다.

사랑은 결국, 내 것을 그에게 넘기는 고요한 연습이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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