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만족의 얼굴

by 신성규

사람들은 대체로 불만족이 적다.

주어진 현실에 적당히 맞춰

타협하고, 감정을 눌러두고,

스스로를 달래며 살아간다.

그들의 하루는 어쩌면 잔잔하고,

어쩌면 평온할지도 모른다.

그러나 나는 그렇지 않다.


나는 불만족한다.

이 불만족이 오만일 수도 있다는 걸 안다.

혹은 내 능력에 대한 확신,

내가 더 멀리 볼 수 있다는 착각일 수도 있다.

하지만 나는 확실히 느낀다.

나의 머릿속에선

눈에 보이지 않는 길들이 뻗어나가고,

타인의 머릿속에서는 그 길이 단절되어 있다는 것을.


직장에 들어가면 종종 깜짝 놀란다.

회의 테이블 위에 놓인 업무들은

단순한 반복, 매뉴얼의 재생산,

누군가의 지시를 받아 적는 일.

미래를 읽거나

변화를 설계하거나

리스크를 상상하는 일 따위는 없다.

그 순간 나는 자괴감에 빠진다.

이곳에서 나는 왜 이토록 숨이 막히는가?

왜 나는 나보다 못한 사람들과 일을 해야 하는가?


그 질문이 너무도 날카로워

때론 스스로를 향해 상처를 내기도 한다.

나는 정말로 오만한 것일까?

나는 진짜로 더 잘할 수 있을까?

이 물음에 확신을 가지는 동시에,

또한 내 마음속에 거만의 독이 번진 건 아닐까 두렵기도 하다.


그러나 이 불만족은 내 안의 엔진이다.

세상에 대한 불만족이 없었다면

아마도 인류는 더 이상 진보하지 못했을 것이다.

불만족이 문명을 만들었고,

불만족이 예술을 태어나게 했다.

나는 이 불만족이

단순한 오만이 아닌,

내가 더 나은 미래를 상상해보려는

아픈 증명이라는 사실을 믿고 싶다.


그래서 나는 오늘도 질문한다.

내가 이 불만족의 칼날을

세상을 자르고,

새로운 길을 만들 수 있을까?

아니면 이 불만족이 결국 나를 해치울까?

그 답은 아직 모르겠다.

다만 나는 멈출 수 없다.

이 불만족이 나의 삶이고,

나의 꿈이고,

나의 길이니까.

월, 화, 수, 목, 금, 토, 일 연재
이전 27화음악을 들으며 고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