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겨드랑이와 발에 대한 페티시즘의 매커니즘을 어렴풋이 이해할 수 있을 것 같다. 그곳에는 단순한 신체 부위 이상의 것이 숨어 있다.
부끄러움은 단순한 감정이 아니라 인간 존재의 가장 미묘한 문턱이다. 문명과 본능 사이를 오가는 찰나의 순간, 겨드랑이와 발에 대한 페티시즘은 그 문턱에서 태어난다.
겨드랑이는 몸의 은밀한 이면이다. 일상에서는 숨겨진 채 지내다 몸짓의 우연에 의해 드러난다. 그 드러남은 종종 갑작스럽고, 서툴다. 그 서툶 속에는 인간의 연약함이 깃들어 있다. 팔을 들 때 드러나는 겨드랑이는 시선과 부끄러움이 교차하는 얇은 막 위에 놓인다. 그 순간, 금기의 경계가 잠시 흔들린다.
발 또한 마찬가지다. 발은 인간의 존재가 가장 세속적인 영역과 맞닿는 부위이다. 땅, 먼지, 땀, 냄새—발에는 숨기고 싶은 모든 현실이 묻어 있다. 그 사실을 자각하는 순간, 부끄러움이 눈빛에 스며든다. 발에 대한 금기의 매혹은, 그 부끄러움이 만들어내는 긴장과 동시에 생겨난다.
겨드랑이와 발은 단순한 신체 부위를 넘어선다. 금기에 대한 경계와 맞닿은 상징적 공간이다. 완벽하게 정제되지 않은 인간의 생명력이 그곳에 스며 있고, 본능과 문명이 맞부딪치며 만들어낸 미묘한 떨림이 존재한다.
부끄러움은 인간이 본능과 문명 사이에서 흔들릴 때 피어나는 가장 아름다운 감정이다. 그 감정은 이성이나 기술로는 대체할 수 없는 인간성의 진실을 담고 있다.
겨드랑이와 발은 그렇게 인간의 금기를 드러내는 동시에, 그 금기가 만들어내는 쾌락의 문을 여는 열쇠가 된다. 부끄러움 속에서 드러나는 인간의 불완전함, 그 찬란함—바로 그곳에 부끄러움의 미학이 숨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