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아이돌 문화의 그림자

by 신성규

우리 사회의 아이돌 문화는 단순한 대중음악 산업을 넘어서는 현상이다. 아이돌은 음악 이상의 상징이 되었고, 그 안에는 산업의 논리와 사회적 욕망이 교차한다. 그 욕망의 가장 어두운 그림자는 아이돌들의 ‘어린 나이’가 점점 강조되고 있다는 사실에서 드러난다.


아이돌 산업은 새로운 얼굴을 소비하는 구조를 가진다. 그 얼굴은 점점 더 어려지고, 점점 더 무력해 보인다. 어리고 순수한 이미지를 앞세우면서 동시에 무대 위에서는 대담한 의상과 춤을 통해 섹슈얼리티를 강조한다. 이 모순된 이미지—순수함과 선정성의 동거—속에서 대중은 무엇을 소비하는가?


아이돌의 음악이 한국을 대표한다는 말은 곧, 이 문화적 상품이 한국 대중문화의 주류임을 인정하는 것이다. 그러나 그 음악 안에 담긴 상징은 대단히 롤리타적이다. 순수와 욕망이 공존하며, 어린 아이돌의 몸짓과 눈빛은 무의식적으로 성적 소비의 대상이 된다.


그들이 나이를 먹으면 대중의 시선은 떠나간다. 산업은 더 어린 얼굴을 찾아 헤맨다. 이는 단순한 시장의 생리인가, 아니면 사회가 가진 롤리타적 욕망의 증거인가? 아이돌이 나이가 들어서 더는 ‘아이돌’로서의 가치를 인정받지 못한다는 것은, 그들이 상품으로서 섹스 어필을 통해 소비되었음을 방증한다.


이 문화는 우리의 집단적 무의식이자, 동시에 문화적 한계다. 아이돌은 문화적 주체라기보다 사회의 욕망이 투사된 대상이다. 그 대상은 ‘어린 몸’으로 포장된 성적 판타지의 상품이다. 그 상품성이 다했을 때, 그들은 무대에서 퇴장한다.


이것은 한국 아이돌 산업만의 문제가 아니다. 하지만 우리의 경우, 아이돌이 대중음악의 주류이자 문화적 상징이라는 점에서 그 어두움이 더욱 또렷하게 드러난다. 순수함과 선정성이 한 몸을 이루는 시장, 그리고 소비되는 욕망. 이 모든 것이 곧 한국 대중문화의 현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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