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다. ‘섹스는 공감능력이 높은 사람이 더 잘하지 않을까?’ 물론 일반화하기엔 무리가 있지만, 적어도 이 가설은 어느 정도 설득력을 지닌다고 본다.
왜냐하면 섹스는 단순한 육체적 행위가 아니라, 서로의 감각과 욕망을 주고받는, 말하자면 ‘쾌락의 양방향성’을 기반으로 이루어지기 때문이다. 단순히 일방적으로 욕망을 분출하는 것이라면, 상대방의 반응을 고려할 필요가 없다. 그러나 진정으로 만족스러운 관계, 혹은 ‘잘하는’ 섹스는 상대의 표정, 몸짓, 신음, 호흡 같은 미묘한 신호를 읽고 해석하는 능력에 달려있다. 즉, 상대가 좋아하는 것을 파악하고, 싫어하는 것은 피하면서 동시에 나의 쾌락과도 연결시키는 과정이다. 이 과정에서 중요한 것은 바로 공감능력이다.
공감능력이 높은 사람은 타인의 감정과 욕구를 더 잘 이해한다. 눈빛, 표정, 목소리, 호흡의 변화 같은 작은 신호를 감지하고 ‘아, 이 부분이 좋구나’ 혹은 ‘지금은 좀 불편한가?’를 추론할 수 있다. 이렇게 상대방의 쾌감을 중심에 두고 자신의 행위를 조절할 수 있기에, ‘쾌락의 양방향성’이 극대화된다. 반면 공감능력이 부족한 사람은 일방적으로 자기 욕망을 밀어붙이거나, 혹은 너무 소극적으로 반응하다가 긴장감을 잃어버리는 경우가 많다.
물론 이 가설을 뒷받침하려면 신경과학이나 심리학적인 연구가 필요하다. 실제로 사회심리학에서는 공감능력과 대인관계 만족도가 밀접하게 연결되어 있다는 연구들이 있다. 또한, 성적 만족도가 높은 커플일수록 서로의 감정 상태와 욕구에 민감하게 반응한다는 보고도 있다.
나는 이 가설을 통해 ‘잘하는 섹스’의 정의를 새롭게 생각해본다. 그것은 단순히 기술적이고 육체적인 능력이 아니라, 타인의 내면세계를 이해하려는 마음, 그리고 그 마음을 실천으로 연결시키는 공감능력의 발현이 아닐까. 섹스는 결국, ‘쾌락의 양방향성’을 통해 서로의 세계를 탐험하는 과정이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