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연을 한 건 잘한 일이었다.
기침은 줄었고, 입에서는 예전처럼 쓴맛이 돌지 않았다.
무언가에 의존하지 않고 하루를 견딘다는 건
말로 표현할 수 없는 해방감이었다.
그런데 이상했다.
몸이 점점 무거워졌다.
하지만 어느 날 문득,
거울을 보며
“이게 나야?”
하고 속으로 되물었다.
두 달, 고작 두 달 사이에
내 몸은 13kg이라는 무게를 덧입었다.
사람들이 말하길,
금연하면 살이 찐다지만
이건 농담 같은 말이 아니었다.
실제였다.
두 달 사이,
내 얼굴은 원을 그렸고,
턱은 사라졌으며,
허리는 굽이져 돌이 되었다.
나는 금단보다도,
살찐 나를 보는 것이 더 고통스러웠다.
담배가 주던 중독은 끊을 수 있었지만,
거울 앞에서 마주한 낯선 몸은
끊을 수 없는 자책과 자괴로 남았다.
예전엔 가만히 있어도
사람들의 눈빛이 호의적이었고,
길을 걸으면 누군가 나를 ‘의식’하는 기류가 느껴졌다.
하지만 살이 오른 후부터,
그 미세한 시선의 각도조차
미묘하게 달라졌다.
말하지 않아도 느껴지는 관심의 부재,
혹은 우회적인 거리감.
이 사회는 말하지 않아도
몸으로 타인을 평가하는 법을 알고 있었다.
살이 찐 나를 향한 반응은
예전과 달랐고,
나는 그것을 모른 척 할 수 없었다.
담배를 끊는 건,
나를 되찾기 위한 싸움이었다.
하지만 아이러니하게도
그 싸움의 결과는
또 다른 나로 변형된 몸이었다.
두 달 사이에 잃은 것들.
민첩함, 선명한 턱선,
그리고 거울을 볼 때의 약간의 자부심.
그 사소한 것들이
내 정체성과 자존감을 지탱하고 있었던 것일까?
이 변화는 분명 나를 아프게 했다.
그러나 나는 안다.
몸이 변한 것이지, 내가 사라진 것은 아니다.
살은 빠질 수도 있고,
다시 조정될 수도 있다.
하지만 이 과정에서
나는 “나는 왜 나를 외면하는가”라는
근원적인 질문을 마주하게 되었다.
나는 지금 몸의 재구성기를 살아가는 중이다.
그것은 단순한 체중 조절이 아니라,
나를 둘러싼 사회적 감각과
내 내면의 자아상을 다시 정렬하는 과정이다.
나는 내가 낯설어도 나다.
금연이 나에게 준 것은
오직 살이 아니라,
또 한 겹 벗겨진 자아의 민낯이었다.
그리고 나는
그 민낯을 견디며 살아내는 법을 배우는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