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랫동안 목소리가 나오지 않았다
그날도 의사에게 목구멍을 열어 보이고 돌아오는 길이었다
공원에는 성큼 봄이 와 있었고
마음의 뿔을 더는 거세하지 않고
조형물로 두기로 했을 때
아직 앙상한 철쭉 사이로
노오란 붓꼬리를 나붓나붓 흔드는
작은 새가 보였다
다가가도 새는 도망가지 않고
주위를 종종거렸다
그 몸짓이 하도 예뻐서 가까이 왔을 때
슬쩍 잡아 입안으로 꿀꺽 삼켰다
순식간에 일어난 일이었다
새는 부드러운 막에 싸이듯 조금도 상처받지 않고
목 안으로 뱃속으로 흘러들더니
그곳에서 노래를 부르기 시작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