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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숲정원 Apr 07. 2024

시인의 탄생



       

오랫동안 목소리가 나오지 않았다     


그날도 의사에게 목구멍을 열어 보이고 돌아오는 길이었다     


공원에는 성큼 봄이 와 있었고     


마음의 뿔을 더는 거세하지 않고

조형물로 두기로 했을 때


아직 앙상한 철쭉 사이로

노오란 붓꼬리를 나붓나붓 흔드는

작은 새가 보였다


다가가도 새는 도망가지 않고

주위를 종종거렸다     


그 몸짓이 하도 예뻐서 가까이 왔을 때

슬쩍 잡아 입안으로 꿀꺽 삼켰다     


순식간에 일어난 일이었다


새는 부드러운 막에 싸이듯 조금도 상처받지 않고

목 안으로 뱃속으로 흘러들더니     


그곳에서 노래를 부르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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