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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졸린닥 김훈 Nov 03. 2023

<다시 파리, 그리고 비엔나 10> 아. 보들레르!

유럽의 공동묘지는 우리와 다른 형태의 문화적 요소다. 그들의 죽음은 대부분 그들의 삶과 가까이에 있다. 우리는 좀 더 거리를 두고 있는 편인데.. 그들은 도시 한복판 혹은 생활장소에서 비교적 가까운 곳에 묘지가 있는 경우가 많다. 물론.. 좀 떨어진 곳에 있는 경우도 있지만... 유럽 도시들을 걷다보면 여러 형태의 공동묘지들을 생활공간 가까이서 만나게 된다.


파리의 몽파르나스 공동묘지도 그런 곳 중에 한 곳이다. 그냥 산책하기 좋은 곳 일수도 있고.. 심지어 다양한 형태의 묘비를 보고 있으면.. 찾아보는 기쁨(?)이 있을 수도 있다. 누군가의 죽음을 즐거움으로 표현하는 것이 조심스러울 수는 있지만... 감탄이 나오는 묘비도 많다. 그리고 유명인의 묘비를 보는 것 또한 사실 반갑다.


나와 덩치큰 남자는 이리저리 돌아다니다 몽파르나스 공동묘지를 들렀다. 이곳은 상당히 큰 곳이며.. 산책 및 유명인의 묘비를 찾으며.. 이런 저런 생각에 잠길 수 있다.

 우선 이곳은 앞서도 말했듯 정말 큰 곳이다. 그래서.. 정말 작정하고 다니면 많은 시간이 소요되며.. 또한 우리가 알수 있는 여러 유명인들이 잠들어 있다. 친절하게도 그곳 안내판에는 그들의 묘비 위치가 적혀있다. 우선 덩치큰 남자와 우리가 찾아간 곳은 '사뮈엘 베케트'다. 

그의 묘비에는 꽃 한송이가 놓여 있었다. 우리에게 연극 '고도를 기다리며'의 작가로 잘알려져 있다. 아일랜드 출신이지만.. 프랑스에서 극작가로 유명해졌고.. 부조리극의 대표작이라 할 수 있는 '고도를 기다리며'를 쓰셨다. 1969년 노벨문학상 수상자이기도 하다. 덩치큰 남자의 사진찍기가 있었다. 한국에서 '고도를 기다리며'는 장기 흥행했던 몇 안되는 2인극이기도 하다. 여전히 많은 사랑을 받고 있는 교과서적인 연극이 아닐까.


두 번째 찾아간 곳은 뭐라 해야 할까.. 이분은 그냥 영화의 '왕'이다. 다름아닌 앙리 랑글루아... 그 덕 뿐에 우리는 그 유명한 뷔뉴엘의 '안달루씨아의 개'를 볼 수 있게 되었으며.. 이외에도 그가 복원한 영화 및 발굴한 영화는 엄청나다.. 그는 프랑스 영화적 기반을 만들었다해도 과언이 아닐까...라는... 생각도 해보고... 뭐 그렇다. 하여간 그는 프랑스 영화의 왕이다.

그의 묘비 위에는 영화재단이 들어서 있다. 그가 얼마나 프랑스 영화에 중요하고 위대한 인물인지를 단적으로 볼 수 있는 것이다. 하여간.. 그렇다. 역시 영화쪽에 글을 쓰는 덩치큰 남자의 모습을 같이....참고로 그가 복원 발굴한 수많은 영화의 스틸이 있으며.. 또 역시 눈깔 파는 장면을 찾아볼 수 있다.


그리고 '보들레르'

그는.. 어.. 그는.. 음.. '악의 꽃'의 .. 음.. 뭐랄까.. 치열한 로맨티스트이자 휴먼리스트...가 아닐까.. 수많은 연인들의 '연인'이 아닐까.. 그런 생각도 들고.. 하여간.. 그의 묘비에는 수많은 키스와 사랑 그리고 애정이 넘쳐난다. 어쩌면 그는 이 시대에 태어났어도.. 센세이션하지 않았을까.. 그는 정말 '심미주의자' 인 것 같다. 그는 우선 '이뻐야'하는 파리에 가장 어울리는 예술가가 아닐까...하는 생각이 들었다. 

하여간.. 그의 묘비는 충분히 헌사될 만한 그런 것이 아닐까....라는 생각이 들었다. 참고로 그의 시는 수많은 여성들 혹은 사람들에게 자유를 깨워 주었으며, 억압과 구속에서 벗아나는데 기여했다고 생각한다. 시가 주는 힘일까.. 물론.. 그것은 엄청난 일탈일 수도 있지만.. 결국 아무도 피해보지 않는다. 오직 그것을 구속하려는 사람만이 괴로움에 떨뿐...  하여간.. 그렇다.


이 외에도 몽파르나스 공동묘지에는 수 많은 저명인사들이 잠들어 있다. 공동묘지를 추천하는게 좀 별나게 보일 수 도 있지만.. 유럽의 공동묘지 산책은 거의 인문학 산책이라 보면 될 것 같다는 생각을 한다. 묘비를 보고.. 이리저리 관련 정보를 찾아본다면.. 상당한 인문학 소양을 찾아보지 않을까.. 뭐..아님말고지만..


그리고 이 곳을 돌아 이리저리 배회하다가 만난.. 그녀.. '쿠사마 야요이', 그녀의 거대 작품이 루이비통 건물을 감싸고 있었다. 그러니까 2013년 3월에는 루이비통과 쿠사마 야요이가 협업을 한 거리 예술 작업이 있었다. 뭐 그걸 거리예술 이라해야 할지.. 대형 설치라 해야할지.. 잘 모르겠지만. 엄청나게 큰 그녀와 그녀 작품의 핵심 시그니처를 볼 수 있었다. 

참고로 일본에는 팝아트계열과 실험예술, 미디어아트 분야에서는 상당히 독보적인 예술가들을 배출해왔다. 그중에는 백남준, 이우환 등도.. 개인적으로 한국 예술풍토라기 보다는 일본 예술풍토에서 활동한 분들이 아닌가 그런 생각을 한다. 하여간.. 예술분야에 있어서 일본의 세계성은 엄청나다. 


또.. 하여간.. 차여간.. 파리 몽파르나스 공동묘지는 이랬고.. 길에서 만난 야요이는 그랬다. 

결국 좋았다는 이야기다.. 

부럽기도 했고..  그랬다.



*총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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