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군가가 쑥덕쑥덕하며 올라온다. 적막할 정도로 조용한 이곳이 약간은 술렁거린다.
나는 이상한 소리에 잠깐 두리번거리다, 곧 오늘이 피에로가 오는 날임을 알아차렸다.
빨간 코를 붙인 피에로 두 명이 들어서고 있었다. 멜빵바지의 중 할아버지 피에로가 기타를 메고 있고, 그 보다 젊은 호리호리한 여자 피에로가 귀여운 치마를 입고 있었다. 그 둘이 거실 식탁 앞에 앉아있는 후핑어 씨에게 다가가 이러쿵저러쿵 말을 건다. 하지만 돌아오는 대답은 없었다. 후핑어씨는 온몸이 굳어져 스스로 움직일 수도 없고 말하기도 너무 힘이 든다는 걸 모두 알고 있었다.
곧 기타 소리에 맞춰 피에로들이 노래를 부른다. 기타 소리가 너무 좋다. 컨트리 로드가 자장가처럼 부드럽게 연주되었다. 부엌 정리를 하면서 도나도나도나를 부르는 화음이 너무 좋아 피에로들 쪽을 건너보았다. 하지만 순간 속상한 마음에 시선을 돌려야 했다.
후핑어 씨는 상체가 약간 구부러져 고개를 바로 들기 힘든 채로 앉아있었고, 아무 표정도 읽을 수가 없는 얼굴을 하고 있었다. 그래도 피에로들은 능숙했다. 후핑어 씨의 겉모습에 동요하는 건 나뿐이었다. 피에로들은 마치 감동하는 관객 앞에서 하듯이 연달아 세 곡을 정성스럽게 불렀다. 오히려 위로를 받는 건 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