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식은 단순히 허기를 채우는 무언가가 아니다.
감정에 영향을 미치는 정서적인 무언가를 포함하고 있다.
비 오는 날 부침개가 생각나고, 어릴 때 엄마가 해 준, 좋아하던 음식은 어른이 되어서도 잊히지 않는다. 음식을 통해서 관련된 추억이 기억나기도 하고, 그리운 사람이 보고 싶어지기도 한다. 자신에게 어떤 의미가 있는 음식은 먹음으로써 에너지가 채워지기도 하니, 음식의 역할은 폭이 넓다.
10여 년 전 비건의 비읍도 모르던 신혼 때부터 우리 집 힐링 푸드는 월남쌈이었다. 이유는 다양한 야채들 때문이다. 초록초록한 야채들은 손질할 때무터 힐링이 된다. 아니 야채가게에서 어떤 걸 먹을까 구경하며 고를 때부터 마음에 평화가 인다. 자연의 색이 주는 에너지의 영향을 받아서 일 것이다. 야채마다 다른 형태, 다른 맛. 그리고 각각에 맞는 조리법으로 준비해서 라이스페이퍼에 가득 싸서 한 입에 넣으면 다양한 맛들이 입안에서 조화를 이루면서 행복해졌다.
채식에 관심 갖기 전이라서 오리고기와 게맛살, 계란 등 지금은 잘 먹지 않는 재료들도 한가득 넣고 월남쌈으로 싸서 먹었다.
비건에 관심이 생기면서 전에 먹던 일반적인 월남쌈과는 조금 달라졌다. 조리가 간편해야 해서 우리 집 만의 독특한 월남쌈이 되었다.
재료
집에 있는 각종 야채 : 표고버섯, 양배추, 양파, 팽이버섯, 파, 은행 등 어떤 날은 당근, 배추, 시금치 추가
라이스페이퍼, 나물과 같은 반찬
양념 소스
스리라차 소스
1. 집에 있는 각종 야채를 프라이팬에 볶는다. 월남쌈 먹기에 생야채도 좋지만, 볶고 익힌 야채는 먹기에도 편하고, 속이 편하기도 해서 조리해서 먹는 편이다.
2. 시금치가 있는 날은 시금치를 추가하고, 가지가 있는 날은 가지를 추가하고, 당근이 있는 날은 당근을 추가하는 식으로 야채와 버섯을 같이 볶아주면 요리 끝!
아, 간은 소금 톡톡해서 볶는다.
3. 완성된 야채볶음을 접시에 담는다.
라이스페이퍼를 녹일 물을 끓이고, 스리라차 소스를 종지에 담고, 집에 있는 나물과 같은 반찬들도 같이 꺼내준다.
4. 라이스페이퍼를 뜨거운 물에 휙 담갔다가 빼서 볶은 야채들과 나물 반찬을 같이 얹어서 싼다.
5. 라이스페이퍼는 쌀로 만들었으니, 이런 우리나라의 나물반찬을 싸 먹어도 잘 어울린다.
깻잎 장아찌, 마늘장아찌 등의 음식도 같이 싸서 먹으면 서로의 다른 맛이 잘 어우러지면서 더 맛있어진다.
스리라차 소스에 콕콕 찍어서 와앙- 한쌈 한쌈 먹을 때마다 배가 차고, 마음의 평화가 찾아온다. 행복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