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마다 날씨 : 자전거, 돗자리 그리고 로망
탈 수 있을 때 타고 펼 수 있을 때 펼쳐야지 로망
자전거를 타야겠습니다.
겨울 중 오늘 같은 날씨는 놓칠 수 없으니까요. 바람은 야근을 하고 자고 있고 햇살이 교대 근무를 서는 중이지요. 밖으로 나와도 된다고 합니다.
오랜만에 자전거를 보니 바퀴에 바람이 좀 빠졌습니다. 공기 충전기가 있는 곳이 멀어 일단 수동식 펌프질로 바람을 넣기로 합니다. 펌프질을 백번도 넘게 한 것 같네요. 오십 번은 바람을 넣은 것이고 오십 번은 바람이 빠져서 다시 펌프질을 한 것입니다. 아직 시작도 안 했는데 숨이 찹니다. "헥헥"
그래도 등에 비치는 햇살이 따스합니다. 한강을 건널 즈음에는 등판이 시루떡 익듯 노곤노곤합니다. 강바람을 맞바람으로 맞는 앞판은 시원한 아이스크림 같네요. 등판은 막찐 시루떡, 앞판은 시원한 아이스크림, 단짠단짠은 물론이고 따시따시(따뜻하고 시원한) 맛이 어떨지 환상의 조합입니다. 특허를 내야겠습니다.
한강물은 잠잠하게 물결칩니다. 강이 아니라 호수처럼 고요하지요. 아무것도 없는 하늘빛을 그대로 비추고 있어요. 그래서 한강물도 하늘빛이네요. 그런 착각을 좋아하지요. 한강이 호수도 되고 바다도 되고 하늘도 되는 착시 말이지요. 서울을 벋어 나지 않고도 호수와 바다를 볼 수 있는 기회입니다.
좀 추울 수도 있지만 색 바랜 잔디밭에서 돗자리를 펼치고 김밥을 먹고 있는 이들도 보입니다. 로망이지요. 돗자리와 김밥 한 줄 그것이 뭐 어렵다고 로망일까요? 하지만 바라 보기에는 그렇게 좋아 보일 수가 없지요.
자전거만 해도 그렇습니다. 로망이었지요. 창밖으로 자전거를 한가하게 타고 있는 이들을 볼 때는 그렇게 부러울 수가 없더라구요.
오랜만에 자전거를 타니 페달 돌리기도 쉽지는 않습니다. 자전거도 탈 수 있을 때 타야겠다는 생각을 합니다. 그러고 보니 코로나 덕분에 자전거를 많이 타긴 했습니다. 코로나도 선물을 주네요. 산타도 안주는.
돗자리도 펼 수 있을 때 펼쳐야겠지요. 돗자리에 김밥 한 줄 뭐 어렵겠습니까? 좋아 보인다고만 하지 말고 다음에는 자전거에 돗자리와 김밥을 싣고 나가야 할까 봅니다.
오늘 같은 날씨는 놓칠 수 없지요.
탈 수 있을 때 타고 펼 수 있을 때 펼쳐야지요. 로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