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가 장마를 죽였나?

by Emile

예전에는 장마철이 무척 싫었다. 비가 매일 같이 계속 내려서 해와 하늘을 볼 수 없어서 희망이라고는 죄다 비에 씻겨 내려간 것 같은 데다가, 몸과 옷뿐만 아니라 기분까지 꿉꿉한 게 온통 회색으로 세상이 변해버린 것 같아 어서 이 날들이 지나가기를 바랐다. 그런데 그 장마가 올해는 사라져서 볼 수 없다고 하니 마치 미제의 실종사건이라도 벌어진 듯 한 의문에 휩싸이게 된다. "과연 누가 장마를 죽였나?" 용의자는 장마 구름과 누가 힘 센가 내기를 걸었던 바람, 무슨 이유에서인지 비 구름에게 폭염으로 다투던 태양, 비를 빼돌리려 지구 온난화를 일으킨 인간이 유력한 용의자로 지목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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