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생으로 태어난 존재는 없다

by 기운찬

'나는 아직 부족해', '더 나은 사람이 될 거야'


우리는 스스로를 미생으로 여기는 경우가 많지만 이는 틀렸다. 모든 것은 있는 그대로 이미 완전하다. 그럼에도 우리는 완생으로 나아가야 한다는 환상에 사로잡혀 '나'라는 존재에 집착한다. 그리고 어떻게든 부족함을 찾아낸다. 부족함을 찾으면 채운다. 채우면 다시 찾는다. 그리고 채운다. 다시 찾는다. 부족함은 결국 환상이기에 이는 끝없이 반복된다.


우리는 한 번도 완전하지 않았던 적이 없다. 완전함은 고결, 평온, 만족, 기쁨, 행복 같은 작은 *관념을 뜻하는 게 아니다. 행복하든 불행하든, 가진 게 많든 적든, 몸이 약하든 강하든, 그 어떤 상태에서도 우리는 완전하다. 완전함은 모든 것에 내재되어있기 때문이다.


완전함을 느끼기 위해서는 지금 이 순간을 있는 그대로 경험해야 한다. 그 경험이 슬픔, 분노, 우울이라도 말이다. 예를 들어 공공화장실에 스마트폰을 두고 와도, 누군가가 내 앞에서 난폭운전을 해도, 늦잠 때문에 비행기 시간을 놓쳐도, 완전함은 사라지지 않는다. 하지만 '나'라는 존재가 공공화장실을 샅샅이 뒤지고, 앞차에게 보복운전을 하고, 늦잠을 잔 자신을 책망하느라 완전함을 보지 못하게 만든다. 마치 이것들이 '나'라는 존재를 위협하는 것 마냥 문제의식에 사로잡힌다. 이 상태를 해결하지 않고서는, 더 나아가 행복과 만족의 상태를 얻지 않고서는 '나'라는 존재가 완전할 수 없다고 착각한다.


하지만 완전함은 이런 문제의식마저 허용한다. 우리는 완전함이 생각보다 훨씬 더 거대하다는 것을 알아차려야 한다. 이로써 우리는 '행복한 나', '불행한 나', 다른 수많은 '나'가 모두 '완전한 나'임을, 결코 '부족하지 않음'을 매 순간 새롭게 경험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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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념 _ 현실에 의하지 않는 추상적이고 공상적인 생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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