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기운찬 Dec 22. 2019

말 한마디로 확신이 흔들릴 때

"아가씨, 그 열정은 높이 사겠지만 그래도 짚고 넘어가야 할 점들이 있어. 추천서는 갖고 오긴 한 건가? 자네 재능을 보장해 줄 요리사가 있다든지? 아니면 이 도시 고위층 인사들이나, 그쪽 세계에 속한 사람들과 연줄이 있나?"

"아뇨."

마음속에서 벅차올랐던 행복한 확신이 사그라들었다. 그러자 가슴이 또 조여들면서 숨이 가빠지기 시작했다.

[초콜릿 하트 드래곤] p112


위는 판타지 성장 소설 [초콜릿 하트 드래곤]에 나오는 문장이다. 이 소설의 주인공은 어벤추린이라고 하는 어린 드래곤이다. 어벤추린은 갑갑한 동굴을 빠져나와 가족에게 인정받기 위해 인간을 습격하지만 하필 그 인간이 마법사인 바람에 마법을 부려 드래곤인 어벤추린을 인간 소녀로 만들어 버린다. 인간이 된 어벤추린은 가족들이 있는 동굴로 돌아가지 못하고 결국 도시로 향한다. 자신이 새롭게 찾은 사명, 초콜릿을 만들기로 결심한 어벤추린은 초콜릿 가게의 문을 두들기는데... 


인용한 문장처럼 자신의 본모습이 드래곤임을 알고 있는 어벤추린 조차 미물로 취급했던 인간들의 말 몇 마디에 확신이 흔들리는 모습을 보인다. 우리 삶에도 이런 비슷한 상황이 많다. 자신에 대한 확신을 갖고 있어도 주변 사람들의 말에 쉽게 흔들린다. '어? 내가 생각했던 게 틀렸나?', '나 알고 보니 부족한 사람인가 봐', '내가 해서는 안 되는 일인가 봐..' 등 직접 해보기도 전에 몸과 마음이 움츠러들고 자신감이 온데간데 사라진다. 심하면 나라는 존재 자체가 거부당하는 기분이 들기도 한다. 이런 기분이 반복되면 우리는 자기 스스로에 대한 확신이 사라지고 자존감은 바닥으로 곤두박질친다.  

난 안 되는 걸까..?


그렇다면 타인이 우리를 의심하고, 깎아내리고, 비웃고, 조롱할 때, 어떻게 대처해야 할까? 일단 우리는 타인의 생각과 행동을 바꿀 수 없다는 사실을 알아야 한다. 이는 타인의 입에서 나오는 말을 통제하려는 시도는 시간낭비라는 뜻이다. 하지만 그럼에도 나는 그들과 맞서기 위한 세 가지 방법을 소개하고자 한다.

 

첫 번째는 물리적으로 그들과 거리를 두는 것이다. 나라는 존재가 부족하다고 말하는 사람들과 거리를 둠으로써 스스로 흔들리지 않도록 조심하는 것이다. 반대로 나를 든든하게 지지해주고 실제 행동에 옮길 수 있도록 응원하는 사람들과 가까이 함으로써, 자신이 하고자 하는 일을 적극적으로 도전할 수 있는 환경을 마련해야 한다.

 

두 번째는 말하는 상대의 '의도'를 파악하는 것이다. 상대가 그렇게 말하는 것은 어떤 의도가 담겨 있을 가능성이 높다. '내가 원하는 걸 네가 충족시킬 수 있어?'처럼 단순한 의심일 수도 있고, '내가 가지지 못한 걸, 하지 못하는 걸, 네가 하겠다고? 그렇게는 안되지!'처럼 내면의 결핍과 질투일 수도 있다. 이렇게 상대의 본심을 파악한다면 그러한 말이 실제 나와는 상관없는 것임을 알게 되고 가볍게 무시할 수 있다.

 

세 번째는 대꾸하지 않고 행동으로 보여주는 것이다. 비록 시간은 걸리겠지만 그들의 부정적인 말에 아랑곳하지 않고 직접 행동에 옮기는 것이다. 흔들리지 않는 확신은 결국 실제 경험에서 우러나온다. 그러니 생각만 할 것이 아니라 행동을 통해 결과를 만들어낸다면 그들이 아무리 나를 흔들더라도 내 확신을 무너뜨리지 못한다. 




어떤 사람들은 남들의 말에 흔들리지 않는 단단하고 강한 마인드를 가져야 한다고 주장한다. 하지만 사람은 사회적 동물이다 보니 주변 사람들의 말과 행동, 표정이나 제스처 하나에도 크고 작은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다. (드래곤도 인간의 말 몇 마디에 흔들리는데 우리는 오죽할까) 나는 차라리 자신이 쉽게 영향을 받는 존재라는 걸 인정하고 이를 적극적으로 수용하기를 권한다. 만약 누군가의 부정적인 말로 자기 스스로에 대한 확신이 꺼졌다면, 확신을 다시 일깨워줄 다른 누군가를 만나자. 그런 사람들을 더 많이 곁에 두고 나 또한 그들의 확신을 일깨워주도록 성심껏 돕는다면 어떻게 될까? 그것이 내 친구, 가족, 이웃이라면 어떻게 될까? 나와 우리 모두는 꺼지지 않는 확신으로 끝없는 도전과 성취, 행복한 삶을 이어나갈 수 있지 않을까? 그렇게 세상이 밝아지지 않을까?

수많은 확신이 모여 세상을 밝힌다


매거진의 이전글 모기와 싸우려면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