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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기운찬 Jan 29. 2020

난 더 이상 귀여운 쥐가 아니다

기운찬 다크호스다

토드는 17세에 고등학교를 중퇴하고 여자 친구와 결혼해서 20세가 되기도 전에 두 아이의 아빠가 됐다. 
그렇게 토드는 하버드 교육대학원에서 개개인학 연구소장이 되었다.
존은 박사 과정 2학년을 다니던 중 자신의 개개인성과 학부 사이의 불일치를 견디다 못해 중퇴했다. 
그렇게 존은 애플, 소프트웨어 부문의 제1대 부사장이 되었다.
제니는 21세의 나이에 비혼모가 되어 패스트푸드점에서 서빙을 하며 갓난쟁이 아들을 키워야 했다. 
그렇게 제니는 어떤 대학 학위도 없이 세계적으로 존경받는 천문학자가 되었다. 


이들의 실패와 성공 사이에는 도대체 어떤 놀라운 일이 있었던 것일까? 로또라도 맞은 것일까? 당신은 그 공백을 상상할 수 있는가? 놀랍게도 책 [다크호스]의 저자, 토드 로즈와 오기 오가스는 이를 한 가지로 명료하게 설명한다. 바로 '다크호스형 사고방식'이다.

다크호스 _ 표준적 개념의 승자와는 거리가 있어서 주목을 받지 못했던 뜻밖의 '승자'를 지칭한다.




내 삶을 돌아보면 그들의 실패와 다를 바가 없다. 나 또한 세상을 제대로 이해하지도 못한 채 미숙한 실수를 연이어 저질렀고 커다란 실패를 경험했다. 삶이 뒤죽박죽처럼 느껴졌고 이 실패를 평생 책임져야 하는 짐처럼 느껴졌다. 내 삶이 더 이상 나아질 것 같지 않았다. (이러한 경험은 사실 나뿐만은 아닐 것이다.)


내가 실패에 굴복하고 절망에 빠졌던 이유는 무엇일까? 그건 바로 '표준화형 사고방식' 때문이다. 


'목적지를 깨달아 열심히 노력하면서 온갖 장애물을 꿋꿋이 버텨내 목적지에 이르는 전략을 구사하는 것' 이를 우리는 '표준 공식'이라고 말한다. 이 공식에 따르면 직업상의 우수성을 획득하기 위한 표준화된 진로 코스가 정해져 있으며, 이에 따라 성공을 규정하는 기준도 명확해진다. 바로 '남들 모두와 똑같되 더 뛰어나라.'이다.


이러한 표준화형 사고방식은 우리 인간의 삶을 일률적으로 표준화시키며 마치 이 경로를 조금이라도 벗어나면 실패한 삶을 살아가고 있는 것 마냥 취급한다. 하지만 오히려 정반대이다. 표준화는 언뜻 모두에게 공평한 기회가 주어진 것처럼 보이지만 그 끝은 피라미드 모양으로 소수에게 보상이 집중되는 구조다. 즉, 따르면 따를수록 패배자들이 늘어나는 네거티브섬 게임*이다. 남들 모두와 똑같되 더 뛰어난 '극소수'를 제외하고는 대부분 패배자가 되는 것이다.


레밍 신드롬 _ 자신이 속한 무리가 하는 대로 맹목적으로 따라 하는 집단적 편승효과를 가리키는 말이다. '나그네쥐'라 불리는 설치류 레밍에서 따온 말이다.


나 또한 그림의 쥐(레밍)처럼 표준화형 사고방식에 따라 일직선의 길을 포기하지 않고 끝까지 버텨야 한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버티면 버틸수록 이 길은 아닌 것 같다는 기분이 들었다. 단순히 근성의 문제가 아니라 본질적인 문제가 있는 것 같았다. 그것은 모든 다크호스들이 추구하는 충족감, 바로 그 '충족감의 부재'였다. 


다크호스들을 하나로 묶는 공통점이 분명 있기는 있다. (중략) 다크호스들은 공통적으로 충족감을 느끼며 산다는 것이다.
[다크호스] p68


나는 내가 하고 있는 일에 대해 그 어떤 노력을 해도 충족감이 들지 않았다. 이건 아니다 싶었던 나는 멈춰 서서 나 자신을 돌아보았다. 그리고 알게 되었다. 이 직업은 현재 내 맥락과는 맞지 않다는 것, 비록 과거에는 맞았을지 모르지만 지금은 달라졌다는 사실을 말이다. 인간은 항상 변하고 성장하는 존재이다. 내가 변하고 성장하듯이 진로도 변화와 성장이 필요해 보였다.


난 그것도 모르고 매번 비슷한 일과 직업에 매달렸다. 어른들이 매번 하시는 말씀은 '그래도 전공을 살리는 게 가장 좋은 거야.'라는 말이었다. 하지만 이는 얼핏 옳은 답처럼 보이지만 사실은 전혀 아니었다. 이런 표준화형 사고방식이야 말로 나 자신을 계속 회귀 상태로 머물게 하는, 쉽게 말해 나를 '다운그레이드'시키고 있었던 것이다.


그렇다면 진로의 측면에서 나 자신을 '업그레이드' 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그때그때 내가 좋아하는 일을 좇고, 날 가슴 뛰게 하는 열정을 좇으면 되는 것일까? 이 또한 매우 틀린 생각이다. 


다크호스들은 열정이 좇아갈 대상이 아니라 설계 가능한 대상임을 깨우쳐 보여준다.
[다크호스] p111


열정을 설계한다는 것은 내면에서 가장 뜨겁게 불타는 하나의 커다란 동기를 좇는 것이 아니라, 가능한 한 여러 미시적 동기*들을 의도적으로 조합·활용하는 것이다. 내가 존경하는 신박사님이 이렇게 말한 적이 있다. '의지와 감정이 시스템을 이기기는 어렵습니다.' 의지와 감정이 시스템을 이기기 어렵다면 내가 나에게 맞는 시스템과 환경을 만들면 된다. 그것이 바로 '좇는다'가 아닌 '설계한다'의 의미이며 충동에 의한 감정적 선택이 아닌 내 충족감을 위한 이성적 선택인 것이다.




책 [다크호스]는 '미시적 동기 깨닫기', '선택 분간하기', '전략 알기', '목적지 무시하기', 네 가지 다크호스형 사고방식을 통해 열정, 목표, 성취감을 설계하는 방법을 차근차근 설명해준다. 이를 통해 에너지와 진정성, 의미와 방향, 자부심과 자존감을 획득하여 개인화된 성공에서 최상의 경지에 이르도록 도와준다. 매일의 충족감을 바탕으로 우수성을 발전시켜 '세계 최고'가 아닌 '최고의 당신'이 되도록 도와주는 것이다.


곧게 뻗은 일직선의 길, 모두가 맹목적으로 따르는 그 길이야 말로 '레밍 신드롬'처럼 우리를 절벽에 떨어뜨리는 죽음의 길인지도 모른다. 절벽을 만났다면 돌아갈 줄도 알아야 한다. 기운찬 다크호스라면 능히 그래야 하는 것이다.


앗, 이 길이 아니네 (머쓱...;)



네거티브섬 게임*

: 참가자가 각각 선택하는 행동이 무엇이든지 참가자의 이득과 손실의 총합이 마이너스가 되는 게임


미시적 동기*

: 성욕, 권력, 경쟁 등 보편적인 동기와는 대조적으로 자신만의 고유한 열망, 취향, 끌림에 따라 미세하게 조율된 특별한 동기를 일컫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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