쓰레기마을 40년, 필리핀 바세코 취재기

-플라스틱 다큐 현장 취재기-

by 김피디의 제작노트

플라스틱 쓰레기가 쌓여있는 현장을 취재하기 위해 필리핀으로 향했다

필리핀의 대표적인 빈민가인 바세코 마을을 가기 위해서다. 올해 2월 필리핀으로 수출된(?) 쓰레기가

사회문제가 되고 한국은 쓰레기 수출국이란 오명을 뒤집어썼다.

필리핀 바세코 마을

왜 이런 일이 일어났을까?


1. 쓰레기 대란에 처한 우리현실,답은 있나?


지난해 중국이 쓰레기 수입중단을 선언하면서 발생한 쓰레기 대란을 우리는 기억할 것이다.

전 세계 쓰레기의 56%를 수입하는 세계 최대 쓰레기 수입국인 중국!

그런데 지난해 1월, 중국이 쓰레기 수입 금지 조치를 내리면서 세계는 혼돈에 빠졌다.


전 세계에서 1억 1,000만 톤이 넘는 플라스틱과 비닐 쓰레기가 처치 곤란한 상황에 빠지게 된 것이다.

중국의 이러한 조치에 우리나라 재활용 업체들이 쓰레기 수거를 거부하면서 지난해 4월, 쓰레기 수거 대란이 벌어졌다. 이것은 작은 일에서 벌어졌다.

산동성 폐플라스틱 마을의 이야기가 세상에 알려진 건, 한 편의 다큐 영화를 통해서였다. 왕주량 감독이 만든 이 영화의 제목은 “플라스틱 차이나”! 전 세계 쓰레기의 56%를 수입하는 중국의 불편한 현실을 다룬 이 영화는 중국에서는 상영이 금지됐다. 하지만 영화가 인터넷 등을 통해 확산되자 중국 정부는 쓰레기 수입을 금지했다.


당초 산동의 쓰레기가 모이는 이 마을과 왕 감독을 취재하려고 기획을 했으나 우리가 중국 코디를 통해 섭외를 진행하고 있을 때는 이미 산동성 마을이 폐쇄된 이후였다.


2. 필리핀 바세코마을의 현실을 보다


그래서 다음 대안으로 찾은 것이 필리핀 바세코 마을이었다.

필리핀의 바세코 마을은 1970년 대 부터 형성되기 시작했다. 마닐라의 본격적인 도시개발이 진행되고

그곳에서 쫓겨난 도시빈민이 모여서 형성된 곳이다. 현재 10만 명이 넘는 주민들이 거주하고 있다.


마닐라에서 차로 20분, 극심한 도심 교통체증 때문에 1시간이 걸려서 도착했다.

출발 전 코디가 제작팀에게 한 가지 주의를 준다. 혼자 행동하지 말 것, 밤에는 촬영 금지!

그만큼 치안을 장담할 수 없다는 말이다. 김피디는 긴장할 수밖에 없다.

마약, 총기 거래, 매춘을 어디서나 볼 수 있는 곳이란 얘기를 익히 들어서 알고 있다.

코디의 말에 오케이라고 답을 주었다. 달리 다른 대답은 없을 것 같았다.


바세코 마을은 마닐라 항구 끝에 위치하 거대한 빈민가 마을.

사람들은 이 마을을 얘기할 때 앞에 붙은 수식어가 있습니다. 쓰레기 마을 바세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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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변가에 거대한 플라스틱 쓰레기, 그 속에서 아무렇지도 않게 물놀이를 하는 아이들을 볼 수 있다.

30년 전만 해도 아름다운 해변 마을이었다는 바세코 마을.

모래사장을 뒤덮은 온갖 쓰레기들. 이곳 아이들의 장난감은 바로,

쓰레기 더미에서 찾은 폐플라스틱입니다.

고운 모래 대신 플라스틱 쓰레기를 가지고 노는 아이들.

언제부터 플라스틱 쓰레기가

바세코 아이들의 장난감이 되었던 걸까요?


3.누군가는 버리고, 누군가는 돈을 벌고


매트로 시티 마닐라에서 배출되는 쓰레기 그리고 바다에 버려지는 쓰레기가 이 곳에 모이기 시작하면서

이 마을의 재앙이 시작됐습니다. 쓰레기 더미에서 발생하는 해충으로 인해 아이들은 피부병과 두드러기

알 수 없는 병에 시달리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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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아이들은 거대한 쓰레기 더미에서 플라스틱을 수거해서 고물상에 파는 것이 여기서는

흔한 돈벌이 수단이었습니다. 마을 곳곳에 이러한 폐플라스틱 수집하는 곳을 쉽게 찾아볼 수 있고

그곳에는 플라스틱을 주워서 팔려고 하는 아이들이 길게 줄을 서 있는 모습을 쉽게 볼 수 있다

폐플라스틱의 가격은 1kg당 15페소이다, 한국돈으로 320원 정도 인 셈이다.


해안가에 플라스틱을 줍는 사람을 만나 보았다.

단(41세/바세코 마을 거주)

- 뭘 찾고 있는 건지?

- 물병이나 플라스틱 같은 것을 찾고 있다.

- 왜 찾고 있나? 생활비를 벌 수 있다.

- 플라스틱이 돈이 되나? 그것들을 모아서 팔면 돈을 벌 수 있다.



하루 10kg을 모아야 겨우 생계를 이어 갈 수 있다고 한다

이들에게 플라스틱을 줍는 건 중요한 생계라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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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에서는 시커먼 물속에 플라스틱 병을 씻고 있는 한 사람을 만날 수 있었다. 고향은 세부라고 한다, 혼자 살고 있는 이 사람에게 인터뷰를 했다.

마이 링 프로렌스 / 42세

김피디/ 플라스틱은 왜 씻는 거예요?

마이 링/ 플라스틱이 너무 더러우면 받지 않는다.

김피디/ 얼마나 벌어요?

마이 링/ 하루에 100페소 정도


이렇게 온종일 플라스틱 쓰레기를 주워서 버는 돈이,

우리 돈으로 약 2,100원 정도. 더러운 물과 쓰레기를 만지느라, 늘 피부병을 달고

살지만, 그녀에겐 어쩔 수 없는 생계수단이라고 합니다.


인터뷰를 진행하면서 보통 촬영이 끝나고 이름과 나이를 묻는 것이 순서이다. 나는 그녀의 나이가

42세라는 말을 듣고 깜짝 놀랐다. 그녀에게는 미안한 얘기지만 60세 정도 되는 할머니인 줄 알았다.

무엇이 이 토록 그녀를 힘들게 했길래~ 찹찹한 심정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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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페소를 그녀에게 쥐어주고 뒤돌아 서는데, 더러운 물에서 발을 위험스럽게 담그고 플라스틱을 씻는

모습 이 한참이나 지워지지 않는다.


그리고 그 옆에서 발가벗고 놀고 있는 아이들의 모습이 충격으로 다가왔다. 쓰레기가 둥둥 떠다니는 물에

수영을 하며 물놀이를 하는 것이 오히려 자연스럽다는 듯이~

그 아이들은 태어나면서부터 봐와서 당연하게 생각하는지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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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군가는 더럽다고 버리고, 누군가는 더러운 것을 주워서 살아가는 현실!


왜 사람들은 같은 하늘 아래 살면서 이토록 다른 일을 하는 걸까?

플라스틱 쓰레기라는 거대한 괴물은 아직 실체도 드러내지 않았는데~ 마음이 싸해지는 것을 느낀다

저 플라스틱 쓰레기가 떠다니는 물속에 그 괴물의 실체가 있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도대체 이 괴물은 어디까지 와 있을 걸까? 김피디의 취재는 계속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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