博而精 (박이정) : 여러 방면으로 널리 알고 깊게 앎
넓은 것은 넓게, 깊은 것은 깊게
상담을 하다보면 ‘국어는 공부할 양이 많다’거나 ‘국어는 단 시간에 성적을 올릴 수 없다’라는 말을 듣는 때가 많다.
이 말에는 국어 공부가 소위 말하는 ‘양치기’, 즉 지식의 양이 많아야 된다는 선입관이 자리하고 있다.
물론 어느 정도 공부의 분량이 있어야 하는 것은 맞지만 이는 4등급 이하 학생들에게 해당되는 말이다.
그러면 공부의 양과 질을 동시에 추구하면서 공부의 시간을 줄이는 효과적인 방법은 무엇일까?
넓고 깊게 안다는 박이정(博而精)의 의미를 변용해 보면, 수능국어의 범위를 정확히 알고 넓게 공부할 영역과 깊게 공부할 영역을 분별하는 능력을 갖추는 것이다.
옛날 어머니들이 하는 말로, “그 집 며느리는 살림의 규모를 알아”라는 표현이 있다.
다달이 있는 집안 대소사와 관련된 집안 살림의 범위를 정확히 알고 그것을 어떻게 처리해야 하는 것을 안다는 뜻일 게다.
수능국어에서도 공부의 범위와 깊이를 정확히 알고 공부한다면 좋을 텐데, 많은 학생들이 무조건 열심히 하면 된다고 생각하는 경향을 보인다.
특히 고3 학생들은 지금부터라도 필수적인 부분과 생략해도 되는 부분을 과감히 정리할 필요가 있다.
독서 영역의 경우, 먼저 1년 간 출제된 고1~2학년 기출 문제를 철저하게 분석해 보자.
본인 스스로 알아내든지 해설을 통하든지 상관은 없다.
이를 통해 지문이 어떻게 구성되는지, 쉬운 지문과 어려운 지문은 어떤 차이가 있는지, 문제는 또 어떻게 만들어지며 난이도는 어떻게 조절되는지 등 수능 문제 전반에 대해 내가 알아낼 수 있는 모든 것을 낱낱이 파헤쳐 보자.
그리고 그것을 고3 문제에 적용해 보자.
1등급을 받기 위해서는 반드시 필요한 과정이지만 많은 학생들이 모르고 있거나 알면서도 실천하지 않고 있다.
적어도 3~4 세트의 기출 문제를 암기할 정도로 심도 있게 분석해 볼 것을 권유하고 싶다.
기출 문제 분석이 깊게 공부할 영역이라면 EBS의 독서 지문은 대충이라고 말할 정도로 공부를 해도 좋다.
왜냐하면 EBS 지문은 잘못 쓰인 글이기 때문이다.
비록 연계 지문이 나온다하더라도 EBS 독서 지문은 출제가 예상되는 지문을 수능 전에 쭉 훑어보는 정도로 공부의 범위를 좁혀도 된다.
문학의 경우는 필수적인 부분과 넓게 공부할 부분의 범위를 반드시 분별해야 한다.
많은 학생들이 수능공부의 상당 시간을 문학에 투자하는 경향이 있는데, 이것은 잘못된 생각이다.
문제를 풀다 보면 알겠지만, 설령 모르는 작품이 출제된다고 하더라도 문제를 푸는데 전혀 지장이 없음을 느꼈을 것이다.
물론 작품을 안다면 문제 풀이에 도움이 되는 한편 시간까지 절약하는 효과도 볼 수 있겠지만, 내신 공부하듯이 문학을 공부하는 학생들이 의외로 많기 때문에 이 점을 지적하는 것이다.
문학은 먼저 문학 사조에 대한 전반적인 이해를 바탕이 되어야 한다.
어떤 작가가 어느 시대에 어떤 작품을 발표했는지를 알고 나서 작품에 대한 접근을 하는 것이 순서이다.
작가를 모르고 시대를 모르는 상태에서 작품을 이해한다는 것은 쉽지 않은 일이다.
고전 문학의 경우, 고전시가는 고려가요와 조선 가사 작품 30편 내외는 출제와 상관없이 공부해야 한다.
그리고 EBS에 나오는 시조 포함 고전시가도 공부해 두어야 한다.
고전소설의 경우는 기출 문제에 나온 20개 정도의 작품을 어휘부터 시작하여 호칭과 관직명 등을 꼼꼼하게 알아야만 한다.
이렇게 하면 EBS에 나오는 고전 소설을 따로 공부할 필요가 없어진다.
현대시나 현대소설의 경우는 18종 교과서에 나오는 작품들 위주로 공부를 하되, 1~3등급 학생들은 이미 공부한 분량이면 충분하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EBS를 공부하더라도 너무 깊게 분석할 필요는 없다.
하지만 만점을 목표로 한다면 출제가 유력한 작가의 다른 작품들까지 확장할 필요가 있다.
문법의 경우는 시중 참고서 중 가장 쉽고 많은 내용이 나온 참고서를 선택하여 시간 나는 대로 읽어보는 것으로 대비하면 될 것이다.
화법과 작문은 기출 문제 포함 사설 모의고사 등을 하루에 정해진 시간을 할애하여 반복해서 풀어보는 것으로 대비가 가능하다.
EBS 문제도 짜임새가 있으니 자세히 공부하도록 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