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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천둥벌거숭숭이 Nov 24. 2024

유네스코 세계유산 김해 대성동 고분 박물관을 다녀오다

배운 사람들이 만드는 굿즈는 유용하다

맑은 가을 햇살에 눈이 시린다.

마치 나와서 자신을 보라는 가을볕의 유혹같이 느껴진다.

그럴 때면 거부하지 않는다.

부산에서 김해를 가는 방법에는 여러 가지가 있다.

고속버스를 타고 가는 일, 버스를 타고 가는 일.

나는 처음으로 타는 김해 경전철을 이용하기로 했다.

처음 하는 것들이 이렇게도 많다니.

오늘도 설레는 하루다.

김해경전철은 사상역이 시작입니다. 박물관 역에 하차하면 보이는 고분군의 모습이 좋다.

2량의 작은 철도는 공항을 이용하는 사람들로 문전성시였다.

트렁크와 커다란 백팩으로 짐을 이고 지고 가는 사람들의 눈빛이 초롱초롱하다.

중간중간 외국인들도 많았다.

뻥 뚫린 창가로 비치는 하늘의 모습이 보기 좋았다.

공항의 넓은 활주로와 떠나기 위해 기체를 이동하는 비행기의 모습에서 설렘의 바람이 느껴졌다.

언젠가는 나도 저 비행기를 타고 어딘가로 향해 나아가겠지.

금방 비었다가도 유동인구가 많은 경전철이었다.

작은데도 알차다.

박물관역에서 내리자마자 보이는 눈 부신 햇볕과 고분군의 모습이 보였다.

역사와 숨 쉬는 김해를 아주 오랜만에 오게 되었다.

기마민족 상징조형물의 생동감이 느껴진다. 심지어 기마 체험까지 가능하다.

우리의 뿌리는 기마민족이다.

달리는 말 위에서 활을 쏘는 영리하고 민첩한 조상들이 있었다.

특히 이날 구름한 점 없는 맑은 하늘이라 모든 것이 아름다워 보였다.

말을 탄 장수와 그 뒤를 수호하는 군사들의 모습을 만날 수 있다.

고분군 앞에는 꽤나 멋진 사람들의 쉼터가 있었다.

평일 낮에도 지나는 사람들이 꽤 있었다.

그리고 쉽게 박물관을 찾을 수 있었다.

대성동 고분 박물관

박물관은 건축부터 박물관의 특성을 담기 때문에 건물만 보아도 어떤 박물관인지 유추할 수 있다.

대성동고분박물관은 무엇을 보고 만든 걸까.

가야 하면 생각나는 상징적인 물건이 아닐까.

타원형의 건물이 앞에서 보면 기둥을 뚜껑으로 덮은 모양이다.

접시의 모습 같기도 하고, 장신구의 모습 같기도 하다.

보는 이로 하여금 어떤 것인가 상상하게 만드는 걸까.

유네스코로 지정된 대성동 고분군의 모습을 찬찬히 살펴보기로 한다.

대성동 고분군에서 출토된 유물들의 모습

국사책의 첫 부분에 나오는 토기, 철기 등 각종 도구들의 모습을 만날 수 있다.

처음에는 반드시 필요한 것만 제작했다면, 삶이 익숙해지고 부가 축적되면 아름다움을 추구하는 것은 인간이 가진 순수한 본성이다.

지금 학생들이 여러 가지 키링을 달고 다니는 것처럼 우리 민족의 뿌리는 장신구를 좋아했다.

보석을 깎아 자신의 생생한 아름다움을 표현하고 싶었던 조상들의 욕구가 보였다.

이 아름다운 것들이 어떻게 땅 속에 묻혀 여기 이 자리까지 오게 되었는지 상상력을 자극하고 있었다.

그러나 여기서 보아야 하는 것은 바로 고분군에서 발굴을 하면서 예전의 무덤이 어떻게 만들어졌는지 볼 수 있다는 학습내용에 있다.

덧널무덤 축조과정 엿보기

한 사람의 무덤을 만들기 위해서는 많은 노동력을 요구한다.

사람이 가진 힘이 무덤의 크기에 좌우된다.

고조선시대의 고인돌이 그러하고 이집트의 피라미드가 그 웅장함을 자랑한다.

사후세계에서도 영원한 삶을 바랐던 선조들의 간절한 염원이 출토되는 출토품으로 유추할 수 있다.

과거의 이야기를 눈으로 생생하게 경험할 수 있었다.

그 외에 출토되는 과정의 모습도 볼 수 있다.

대성동고분박물관은 상설전시관이 아담하지만 내용이 알차다.

금방 보고 나오는 길에 안내데스크를 지나가다가 설문조사하면 선물을 준다는 문구가 눈에 들어왔다.

그렇다면 기꺼이 설문에 동참하겠어요.

대성동 고분 박물관 관람 후기 설문조사에 응하면 예쁜 마스킹 테이프를 받을 수 있습니다.

1분도 안 되는 시간에 관람후기를 작성하니 선물 주머니를 주신다.

안을 들여다보니 마스킹 테이프 2개가 있었다.

요긴하게 쓰일 예쁜 마스킹 테이프다.

설문조사에 응하는 조금은 적극적인 나의 모습에 박물관 도슨트가 지하 1층에 있는 기획전시관 관람을 추천하셨다.

그렇다면 바로 내려가는 것이 인지상정.

야즐르카야. 고대문명의 신비로움을 만나게 되는 특별한 전시였다.

튀르키예어로 야즐르는 '글, 그림', 카야는 '돌'을 의미합니다.

야즐르카야유적에 새겨진 다양한 신들의 모습과 상형문자에서 히타이트인들의 정신과 수준 높은 문화를 찾을 수 있다.

힘든 현실에 좌절하기보다는 눈에 보이지 않는 종교의 힘을 빌리기도 하고, 자연을 기록하고 예측하면서 사람들은 발전해 왔다.

시간과 공간을 초월해도 결이 같은 인간의 모습을 볼 수 있는 순간이었다.

모든 사람은 힘들 때면 신을 찾는다.

그리고 원하면 이루어내는 것이 인간의 본능이다.

기획전시관에서도 관람후기 설문조사를 하면 야즐르카야 유적의 모양을 한 방향제를 선물로 받을 수 있다.

적당히 요긴한 것이 역시 박물관에서 주는 굿즈는 유용하다.

키링처럼 에쁜 박물관 굿즈와 산책로로 올라가는 계단이 마치 천국으로 가는 계단 같다.

대성동 고분 박물관을 나오면 산책로가 있다.

위로 올려다보면 계단의 끝이 하늘과 맞닿아 있다.

돌계단을 하나하나 오르면 발굴지를 만날 수 있다.

김해 사람들의 가벼운 산책길로 이용되는 고분군의 모습.

남의 무덤을 밟고 있어도 죄책감보다는 신비로움이 느껴지는 산책로다.

사람들의 호기심이 세상을 만들어가는 것 같이 느껴진다.

수많은 세월을 지나오면서 전쟁과 자연재해에도 살아남은 고분군은 지금에 와서는 유네스코 세계유산으로 지정되기까지 얼마나 많은 인고의 시간을 버텨낸 걸까.

모르고 보면 그냥 동산인 것을.

역시 아는 것이 힘이다.

덕분에 우리는 옛사람들의 생활상을 그려볼 수 있고, 더 단단해지는 나의 뿌리를 알 수 있게 되는 것이다.


역사와 문화가 숨 쉬는 곳이다.

오늘은 약속이 있어서 대성동 고분 박물관만 돌아보았지만, 빠른 시일 내에 다시 김해에 와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김해 박물관도 가고 싶고, 수로 왕릉을 눈으로 보고 싶다.

바로 앞에 경전철이 있어서 찾아오기도 쉽다.

지하에 잠자고 있을 유물들을 보존하기 위해 땅 위로 달리는 경전철을 타고 풍경을 보는 재미도 있다.

가고 싶고, 하고 싶은 것이 많은 오늘의 외출도 성공이다.

당신과도 함께 가고픈 나를 알아가는 여행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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