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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천둥벌거숭숭이 Nov 10. 2024

부지런하면 누릴 수 있는 많은 것들

벡스코에서 부산패패를 재밌게 즐기는 방법

정보가 넘치다 못해 줄줄 흐르는 시대를 살아가고 있다.

요즘 인별그램을 자주 보고 있다.

인별그램에 대한 이점을 깨달았기 때문이다.

소극적이고 우물 안 개구리였던 내가 취향살이 체험을 할 수 있었던 것도, 벡스코에서 실시하는 많은 박람회에 참여할 수 있었던 것도 인별그램을 통한 손쉬운 신청방법 때문이다.

2024 부산패패 부산국제신발섬패션전시회가 부산 벡스코에서 개최되었다.

사전참여 신청을 하니 문자가 왔다.

종이신발 만들기, 가죽신발 만들기 체험신청 관련 링크가 문자로 도착했다.

여러 개 항목 중에 중복신청불가, 하나만 신청하면 당첨확률이 높다고 했다.

뭐든 밑져야 본전이다.

기회가 주어지면 덥석 잡는 편이다.

가죽신발 만들기 신청을 해놓고 잊고 있다가 전시회가 개최될 무렵 문자가 왔다.

당첨소식.

그때부터 부산패패 전시회 개최날만 기다리게 되었다.

센텀시티에 있는 벡스코는 박람회, 전시회의 명소다.

바닷가 근처에 있어서 입구에 서있어도 바닷바람을 시원하게 맛볼 수 있다.

부산패패 전시 입구에서부터 선물이 주어집니다

섬유제품들이 입구에서 인사를 하고 있다.

사람들이 모여있었다.

그렇다면 나도 가보는 것이 인지상정.

전시되어 있는 섬유물을 체험해 보고 설문조사에 참여하면 미니 보조배터리를 준다고 한다.

간단한 설문을 끝내고 내 손에 보조배터리가 주어졌다.

사고 싶었는데, 내 마음을 알고 계신 사람들이 많군요.

박람회에서 섬유제품을 사본적이 있는지, 사보았다면 금액대는 어느 정도였는지 묻는 아주 간단한 설문조사였다.

나의 작은 체험이 통계 잡히고 평균을 맞추어 다음 박람회의 알맞은 가격으로 만들어지겠지.

작은 사회가 이렇게 운영된다는 사실이 재미있다.

부산 패션디자인 경진대회 옷 전시

코스프레에서만 보던 다양한 디자인의 옷들을 만날 수 있다.

사람들의 창의력이 눈부시다.

마치 숲 속의 이끼 같은 표현력의 재킷이 참 마음에 들었다.

바지를 잘라 붙인 것 같은 치마도 인상적이다.

중간중간 리허설이 진행 중이고 시간이 맞으면 패션쇼같이 모델들의 워킹을 만날 수 있는 기회도 주어진다.

좋아하는 것을 아는 사람이 만들어낸 작품들을 보는 재미가 있다.

메인 홀 앞에 있는 커피부스에 사람들의 발길이 모이고 있었다.

부산의 커피 맛집들이 모여있는 커피부스

많은 업체들이 모여있었다.

가볍게 시음해 보기도 좋았다.

평소에 커피를 즐기지 않기 때문에 낯설었지만, 향긋한 커피 향에 내 발걸음도 커피부스를 향해 나아갔다.

산미가 있는 커피를 좋아하는지, 산미 없는 커피를 좋아하는지 선호도를 물은 다음에 커피를 건네주셨다.

산미 없는 커피가 내 입맛에 딱 맞았다.

따뜻한 커피 한잔을 마시며 전시회를 맑은 정신으로 볼 수 있었다.

신발산업진흥센터에서 진행하는 걸음걸이 분석 체험

여기도 사람들이 줄 서 있었다.

눈치 볼 것 없이 나도 같이 그 줄의 일원이 된다.

줄을 서 있는 동안 체형에 관한 간단한 정보를 기입하고 있으면 곧 내 차례가 온다.

앞에 있는 발판을 맨발로 한 번 걷고, 업체에서 주는 신발을 신고 걸으면 나의 보행법에 대한 자료를 받을 수 있다.

자료를 받아서 앉아있으면 전문가에게 내 걸음걸이에 대한 분석과 앞으로의 보행법에 대한 설명을 들을 수 있다.

안쪽으로 꺾어지게 걷고 있는 나는 조금 신경 써서 걸으면 아무 문제가 없다는 처방을 받고 선물로 깔창을 받아 나올 수 있었다.

재미있는 체험이다.

피패션. 패션크리에이터창업플랫폼에서 나만의 티셔츠 만들기 체험

회원가입과 인스타 친구를 맺으면 내가 디자인한 티셔츠를 무료로 받을 수 있었다.

줄을 서있는 동안 회원가입과 인스타 친구 맺기를 완료한다.

사람들이 만드는 디자인이 신기하고 이상하다.

무늬가 하나면 아쉽고 너무 많으면 만들 수 있는 티셔츠의 수가 적어질 것이다.

그래서 티셔츠 한 장 당 총 3개의 무늬만 고를 수 있었다.

나는 큰 배경과 오리와 보라색 열기구를 선택했다.

간단한 것이 최고다.

사람들은 강아지에게 안경을 끼우고, 헬멧을 씌워주기도 했다.

티셔츠 만들기는 재밌다

앞 뒤로 무늬를 만들어 낼 수 있었다.

166도의 열에 10초가량 가열하면 티셔츠에 그림이 고정되었다.

간단하지만 애정이 가는 나만의 티셔츠가 완성되었다.

가볍게 체험하러 왔지만, 점점 가방 안이 가득 차고 있었다.

티셔츠에 붙은 스티커를 떼는 시간에 간단한 설문조사를 한다.

무료체험에 대한 대가는 설문조사 참여다.

여름은 다 갔지만, 내년 여름에 나의 애착 티셔츠가 되어 줄 것이다.

펀슈. 비접착 친환경 손바느질 스니커즈 조립 체험

패패부산 사전신청을 완료하니 문자가 왔다.

그중 눈에 띄는 디앤아이 펀슈 체험 이벤트.

바로 신발을 직접 만들어 볼 수 있는 기회가 주어진 것이다.

망설일 틈 없이 바로 신청했고, 운이 좋게도 나에게 기회가 주어졌다.

약속시간보다 10분 일찍 도착한 나는 여유롭게 부스 안을 구경할 수 있었다.

예쁜 키트가 내 앞에 주어졌다.

어떤 색으로 신청했더라?

과거의 나에게 칭찬한다. 예쁜 아이보리색의 240 사이즈의 캐쥬얼 슈즈였다.

내 손으로 만든 신발에 애정이 간다

생각보다 간편해 보이는 도안이다.

합성피역으로 만든 가죽이 튼튼해 보인다.

생각보다 만들기가 쉬워서 종이도안만 보아도 만들기에 어려움이 없었다.

특히나 가죽공예의 경험이 있는 나로서는 바느질에는 자신이 있었다.

다행인지, 불행인지.

같은 시간에 신청한 사람이 지각을 한 터라, 나는 1 대 1로 사장님께 직접 설명을 듣고 바느질을 시작했다.

접착제를 사용하지 않는 신발은 가볍고 냄새가 나지 않고, 신기하다.

바느질하는 손에 힘이 바짝 들었다.

신다가 떨어지지는 않겠지, 생각보다 실이 두꺼워서 괜찮을 것 같기도.

바느질을 하다 보면 생각의 생각이 파생된다.

하나하나 설명서를 따라가다 바느질하다 보면 어느새 밑창과 연결하는 바느질이 시작된다.

가장 어렵고 힘든 순간이다.

곡선으로 하는 바느질, 실이 길면 특히나 어렵다.

그래도 나는 해내지.

처음 만들었지만 40분 만에 완성해 내었다.

나는 욕심을 내어 다른 한쪽의 신발도 시작하기로 했다.

완성된 신발을 가져가서 엄마에게 선물해 주기 위해서다.

한 번이 어렵지 두 번은 쉽다.

마치 신발을 몇 번 만들어 본 사람처럼 작업에 열중했다.

옆에서 잘한다고 칭찬해 주던 사장님의 호응이 나의 바느질에 흥을 더했다.

펀슈 신발은 예쁘고 가볍고 친환경적이다

뚝딱뚝딱 내 손으로 만들어내니 성취감이 밀려온다.

완성된 신발을 보니 사장님께서 바로 신어보기를 권하셨다.

신발에 발을 넣어보니, 굉장히 가벼웠다.

깔창이 생각보다 무겁다고 생각했는데, 신어보니 가벼웠다.

직접 경험해 봐야 안다.

가볍게 신기 좋은 신발이다.

사장님께서 신발을 충분히 신고 버릴 때가 되면 매장으로 신발을 택배로 보내달라고 말하셨다.

친환경 제품이기 때문에 분해해서 직접 처리하신다고 한다.

환경과 재미를 더한 재밌는 신발.

이름에 걸맞은 펀슈 신발이다.

완성된 신발을 신발주머니에 담아 가지고 오는 가방은 무거웠지만, 즐거웠다.


오는 문자를 가벼이 보지 않고, 혹여나 하는 추첨기회를 놓치지 않았고, 약속시간에 맞추어 매장에 도착했다.

조금만 부지런하다면 누릴 수 있는 것들에 대해 생각해 보게 되었다.

세상에는 다양한 사람들이 각기의 삶을 살아가고 있다.

자신이 좋아하는 일을 하는 사람, 해야만 하기 때문에 하는 사람들이 존재한다.

박람회나 축제에 가면 자신이 좋아하는 일을 하는 사람들을 많이 만날 수 있다.

접착제를 쓰지 않고 직접 만드는 신발을 만든 사장님의 철학은 내가 이 자리에 있기 때문에 들을 수 있는 이야기였다.

직접 티셔츠를 만들어보는 일은 나의 촌스런 패션센스를 확인하는 좋은 기회였다.

날이 추워졌다고 가만히 있는 것이 아니라 나오길 참 잘했다.

약간의 감기기운을 얻었지만, 겨울에는 당연한 일이다.

겨울이 춥다고 동굴로 들어가 겨울잠 자는 곰은 아니니까.

조금만 부지런하면 많은 것을 볼 수 있고, 더 운이 좋다면 선물을 받을 수도 있다.

재미있었다.

내가 받은 좋은 기분을 집으로 돌아와 그대로 엄마에게 선물할 수 있었다.

직접 만든 신발을 선물 받은 엄마의 얼굴에도 환한 미소가 피어올랐다.

부지런하게 하루를 살아내야 하는 이유가 또 생긴 것이다.

날이 추워지면 밖에 나가기 주저하게 된다.

가을 하늘은 맑고 눈 부시다.

환한 빛으로 추위를 떨쳐낼 수는 없지만, 가을바람냄새로 내 안을 채우고 한걸음 더 나아갈 힘을 준다.

완연한 겨울이 오기 전 당신의 가을에도 따스한 보람이 있는 하루가 되기를 바라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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