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에 찍은 도장이 불러일으킨 향수

나를 증명하는 가장 작은 증거

by 천둥벌거숭숭이

도장 깨기를 좋아한다.

하지만 승부욕은 없다. 다행히.

하나에 빠지면 다른 것을 보지 못하는 사람이 유일하게 흥미 없는 것이 게임이다.

집중력과 체력을 요한 행위에 대한 성취감을 게임보다 다른 곳에 크게 느끼는 사람이기 때문이다.

손으로 만들어 내는 유형의 것. 십자수, 뜨개질, 가죽제품 등등.

잠깐의 쾌락보다 세상에 단 하나뿐인 무언가를 선물할 수 있다는 성취감이 나를 게임으로부터 멀어지게 만들었다.

그런 나에게도 강제적으로 게임을 해야만 했던 순간이 있다.


바로 학교에서의 연중행사였던 운동회가 그것이다.

태어나면서부터 저질체력인 사람은 운동회가 언제나 고역이었다.

학기 초에 진행했던 체력검사조차 힘에 부쳤던 사람.

체중계 앞에 서기 두렵고, 키와 앉은키의 차이를 친구들과 가늠하기 바빴던 때조차도 두려웠다.

다만 그중에서 자신 있었던 종목은 윗몸일으키기.

어릴 적 내가 집에서 혼자 할 수 있었던 유일한 운동이었던 윗몸일으키기는 언제나 반에서 손에 꼽을 정도로 잘했다.

그러나 그뿐. 윗몸일으키기를 잘한다고 무엇이 좋은가.

그래서 나는 윗배보다 아랫배가 많이 나온 사람으로 성장할 뿐.


백팀과 청팀으로 나누어 줄다리기, 모자 뺏기, 모래주머니 던져서 박 터트리기 등등.

함께 하는 게임이 주류를 이룬다.

내가 잘하든 못하든 티 나지 않는 운동 같은 게임이 그저 즐거웠다.

달리기만 제외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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