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급함이 나에게 미치는 영향
매일이 왜 이렇게 바쁜지 모르겠다.
특별한 목표와 정해진 일정이 빡빡하지는 않다.
퇴사와 본격적인 일이 시작되는 4월의 사이에서 나는 방황 중에 있다.
무언의 압박.
준비해야 한다는 내 안의 게으른 부지런함과 바빠지기 전에 뭐라도 해야 한다는 강박을 스스로 주체하지 못하고 있다.
결국 제 풀에 지쳐버렸다.
여러 가지 일을 동시에 하지 못하는 사람.
단점이 장점이 되고, 장점이 단점이 되기도 하는 세상에 나의 가장 큰 단점은 시야가 좁다는 사실이다.
반대로 보면 집중력이 좋다고 볼 수도 있는 나의 특성이 지금 나의 발목을 잡고 있다.
해내야 한다는 중압감.
나는 지금 무얼 해야 하는 것일까.
미뤄두었던 고전문학 읽고 독후감 쓰기.
증권과 경제 관련 공부하기.
검정바지와 같은 단정한 차림새의 옷 구매하기.
지역 sns서포터스 소재 준비해 놓기.
목표 몸무게에 대한 질주 계속하기.
가장 쉬운 실행부터 하나하나 하는 중.
내 눈에 단정해 보이는 검정바지 3개를 구매했지만, 아마 하나만 주야장천 입고 다닐 나를 안다.
증권 관련 책은 보기 위해 잠자리 옆에 두는 것까지 성공하였고, 고전문학책은 도서관에서 골라 대출하여 집에 고이 모셔두었다.
흔한 것 말고 나만의 시각으로 바라본 지역의 소재를 찾기 위해 무작정 길을 나섰지만, 목적 없이 걷다가 실패하고 돌아오기를 2번.
퇴사 후 1kg이 쪘지만, 굴하지 않고 맘스터치 떡강정을 포장해 집에서 야무지게 먹었다.
무엇하나 포기하지 못했지만, 제대로 이룬 것은 없다.
느긋하게 하루를 살아온 사람이 어느새 느려진 자신을 발견한다.
빠르고자 하는 마음이 피어올랐기 때문일까.
시간에 대한 조급함에 잠식되어 버린 것일까.
아무것도 하지 않은 순간은 없지만, 이루어낸 것이 없어 불안한 시간이 낯설게만 느껴진다.
이래도 되는 걸까.
이제 곧 4월이 올 텐데.
아직 3월이 5일이나 남았는데.
생각은 하루에도 수만 번 오르락내리락 갈피를 잡지 못한다.
'오대수'가 인생의 모토이면서, 나를 잊은 채 시간을 보내고 있다.
오늘만 대충 수습하자.
예측불가능한 오늘을 살면서 왜 나는 걱정과 불안을 안고 사는가.
나에 대한 확신보다 나에게 주어진 과제가 더 무거워서? 무서워서?
아마 무섭다에 가까운 것이 내 마음일 것이다.
이제껏 경험하지 못한 새로운 세상이 버겁다.
시작도 해보지 못한 나의 미래가 두렵다.
나는 준비된 사람이 아니기 때문에 초조하다.
그래도 잘 해낼 나를 나는 믿는다.
무엇하나 놓지 못했지만, 결국은 모든 것을 해낼 내일의 나를 믿을 뿐이다.
다가올 미래가 두렵고 무섭지만, 도전하고 시작하는 오대수는 어떻게든 오늘을 헤쳐나가는 사람이니까.
불안을 놓아버리는 내가 아니라서 다행이다.
무언가를 하려고 끊임없이 노력하는 내가 갸륵하다.
쉽게 포기하지 않아서 이까지 왔음을 분명히 나는 알고 있다.
걱정과 불안을 사서 하지 말자.
조급함이란 움직이게 만들기도 하지만 나를 나에게서 분리시키기도 한다.
오랜만에 느껴보는 감정이 물결 따라 요동치는 뱃멀미처럼 몰려오지만 곧 괜찮아질 것을 안다.
울렁임의 시간은 지나가고, 곧 잠잠해지는 순간이 올 것을 확신한다.
하나씩 천천히 목표를 이루어보자.
언제나 그래왔던 것처럼.
낯선 검정바지를 입고 부지런히 소재를 찾고, 눈이 아니면 귀로 듣는 고전문학과 경제지식습득을 결코 포기하지 않았던 나는 분명히 발전 중이다.
모든 감정은 나에게서 피어나고 흡수되어 결국 모든 내가 되는 것이다.
조급함이라는 감정으로부터 도망가는 대신 바쁨을 선택한 나를 그대로 받아들이기로 했다.
나는 글이라는 매개체와 함께 새로운 세계로의 여행을 시작한다.
설렘으로부터 시작된 오늘에 나를 소모하면서 더 강해질 나를 믿는다.
조급함이라는 감정을 땔감 삼아 활활 타오를 나를 소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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