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토부 +day1 : 교토 숙소 무라사키노 게스트하우스
무라사키노 게스트하우스
Murasakino Guest House
2022. 12. 08
아이나르의 집에 묵는 동안 주요 생활 반경은 침실이 있는 2층이었다. 계단을 타고 오르면 좁다란 복도에 다다르는데 이를 중앙에 끼고 두 가지 타입의 방이 존재했다. 푸동과 침대, 침구의 소재로 방을 구분할 수 있었고 날마다 침실을 바꾸어 가며 잠을 청하는 재미가 있었다.
푸동이라는 일본식 침구가 펼쳐진 방은 바닥에 다다미가 깔린 예스러운 공간이었다. 할머니 집에서 볼법한 좌식 화장대와 거울이 놓였고 족자를 걸어 놓아 중후한 멋을 냈다.
푸동 방이 옛날 교토라면 건너편의 침대 방은 요즘 교토였다. 스트라이프 커버를 씌운 이불 위에 베딩 포인트로 자수를 놓은 다홍빛 천을 펼쳐둔 침대는 요즘 유행하는 스테이에서 볼법한 꾸밈새였다. 머리맡의 벽면에는 기모노를 펼치듯 너르게 걸어두었는데 시각적으로 유려한 인상을 남겼다.
아무래도 요즘 사람인 내게는 바닥의 딱딱함이 느껴지는 고전의 푸동보다는 매트리스의 푹신함이 몸에 더 맞았다. 종일 소지했던 물건들을 풀어두고서 맨몸의 잠옷 차림으로 침대에 누우면 한결 가벼워진 무게감에 여독이 풀렸다. 그러곤 별생각 없이 천장에 시선을 두다 속살이 드러난 지붕을 이불 삼아 잠드는 밤이 좋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