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는 것은 좋아하지 않아도 책과 함께 하는 것은 좋아할 수 있다
지난 10일, 한강 작가의 노벨문학상 소식에
대한민국 전체가 들썩였습니다. 아시아 여성 최초라는
것도 대단하지만, '문송합니다(문과라서 죄송합니다)'
라는 말이 유행일 정도로 문학이 천대받는 사회에서
탄생한 수상이라 더욱 극적인 것 같습니다.
지역마다 도서관이 하는 역할에 대해서 저 역시도
포스팅을 한 적이 있죠. 인스타그램에서도 책과 함께
하는 공간에 대한 리뷰나 랭킹을 올리는 포스팅도
심심치 않게 볼 수 있습니다. 우리 사회에서도 도서관
등 책을 테마로 하는 공간이 지역사회 중심 역할을
하는 것이 이제 그리 낯선 풍경만은 아닌 것 같습니다.
하지만 모든 지역사회에 속속들이 도서관이 들어설 수는
없는 노릇이겠죠. 공공에 쓰일 수 있는 예산은 분명
제한적이기에 그 혜택이 미치는 범위도 한계가 있습니다.
도서관의 프로그램 역시도 검증되고 보편적일 수 밖에
없을 것입니다. 한정적일 수록 누구나 만족시켜야 하고
이미 검증되고 안정적인 형식을 꾸릴 수 밖에 없겠죠.
일본의 마치라이브러리(공유서가) 캠페인은 책을
매개로 가능한 많은 연결과 이벤트를 최대한 그 지역의
운영자와 참여자들에게 맡겨놓습니다. 매개체가 되는
책도 참여자가 추천하고 기증하는 도서입니다.
공간과 공유서가의 주제도 함께하는 사람들이 정하고,
운영방식도 선택합니다. 규모가 작고 심플하기에
참여하면서 부담도 없고 일상에 무리를 주지 않습니다.
매년 열리는 축제에서 열리는 작은 이벤트들 역시
지역과 참여자가 원하는 특색있는 주제가 넘칩니다.
내용 중 제가 가장 흥미로웠던 주제 중 한 가지는
도서관을 어떻게 200%활용할 수 있을지 고민하는
<모리의 만남 : 책이 있는 장소의 활용법>이라는
이벤트였습니다. 도서관의 정형성을 탈피해 책이 있는
공간을 어떻게 최대한 활용할 수 있는지를 함께
고민하는 것입니다. '책 읽는 것은 좋아하지 않더라도
책과 함께 있는 것은 좋아할 수 있다'는 아이디어에서
착안했다고 하죠. 글을 읽는 순간 무언가에 얻어맞은
느낌이었습니다. 저 역시도 도서관 까지는 아니더라도
모름지기 책이 있는 공간이라고 하면 도서에 대한
진정성을 우선적으로 고려해야 하고, 책을 장식적으로
공간에 구성하는 것에 대해서 그렇게 긍정적으로
생각하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마치라이브러리의
사례처럼 책이 많은 사람들을 이어주는 매개채로서의
존재가 될 때, 책을 대하는 개념 역시도 과거와는
다를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세 살 딸아이를 키우며 참 기특하다고 생각이 드는
때 중 하나는 아직 글을 읽지도 못하는데도 책을
가져와서 읽어달라고 하는 모습을 볼 때입니다.
어쩌면 우리 아이에게 책은 '읽어야 하는' 것이 아니라
아빠, 엄마의 따뜻한 품에 안겨 재밌는 그림을 보고
말을 할 수 있는 시간을 주는 물건이라서가 아닐까요.
그래서인지 저희 딸도 책이 가득한 공간에 가면
말도 많아지고, 못보던 책을 가져와서 읽어달라고
재촉하고는 합니다. 어른이라고 과연 다를까요.
공간에 책이 가득할 때 느껴지는 사람들의 감정과
떠오르는 많은 기억 속 장면들, 그리고 그 공간에서
나도 모르게 다른 곳과는 달라지는 대화의 주제가
아마도 책이 있는 공간으로 많은 이들을 끌어당기지
않을까요 :) 저 역시도 갖고 있던 고정관념에 대해
다시 한번 생각해봐야 할 것 같습니다. 책이 있는 공간,
그리고 책과 공간이 어떻게 조우할 때 사람들에게
좀 더 풍부한 이야기를 선사할 수 있을지를 말이죠 :)
1_공유 서가가 만드는 마을의 변화, 일본 마치 라이브러리 캠페인
2_승효상 건축가에게 듣는 사색의 공간, 사유원
3_친환경 지붕을 얹은 포스터 파트너스의 와이너리 방문자 센터
4_팝업스토어는 죽어서 쓰레기를 남긴다
5_대만 최초 순환경제 개념으로 설계된 타이슈가 순환마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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