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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노준철 Dec 19. 2024

2024년 공간 트렌드 돌아보기_리테일편

매년 12월 30일~31일이면 꼭 시청하게 되는

프로그램이 있습니다. 바로 KBS 1TV에서 방영하는

영상실록이라는 프로그램이죠. 한 해동안 있었던

일들을 시간 순서로 요약한 리뷰가 주된 내용입니다.

국제편, 국내편으로 나누어 방송을 하는데

1월부터 있었던 일들을 차례대로 보다보면 정말 

언제 이렇게 시간이 지나고 이렇게 많은 일들이 

있었는지 놀랍기만 하죠. 저렇게 많은 사건들이 스쳐

지나가는 동안 나는 무슨 일들을 하며 시간을 보냈나

반성도 하게되고, 또 새해에는 정말 마음을 다잡아

보자고 각오도 하게 만들어주는 프로그램입니다.


하지만 올해는 한 해를 조용히 정리해야할 12월에 

그 누구도 예상치 못했던 큰 사건(!)이 벌어져서 

많은 분들의 마음이 혼란스럽기만 할 것 같습니다.

이런 때 일수록 한 해 포스팅을 차분히 정리해봐야

겠다는 생각이 들더군요. 이 맘 때 쯤이면 내년의 

트렌드를 예측하는 많은 컨텐츠가 넘쳐납니다.

물론 다가올 미래에 대한 전문가들의 예측을 공부

해보는 것도 의미있는 일이라 생각합니다.

하지만 많은 전문가들이 그러한 예측을 할 수 있었던

것에는 아마도 지난 한 해를 돌아보고 연구하는 

과정을 거쳤기 때문이겠죠. 저 스스로도 포스팅을

하며 정리했던 많은 생각들을 돌아보려 합니다. 

이 과정에서 혹여 내년 트렌드와 공간에 대한 

인사이트가 어렴풋이라도 정리될 수도 있겠지만, 

아직 제 식견이 그렇게까지 깊지는 않은 것 같네요 :)


먼저, 포스팅 시리즈 중 '리테일 트렌드와 공간기획'

편을 정리해보려 합니다.  사실 2022년 리테일공간

개발 전문기업으로 자리를 옮기며 제목을 이렇게

했지만, 지금 돌아보면 굳이 '리테일' 트렌드에 

제한을 두고 글을 썼던 것 같지는 않습니다. 오히려 

그 것이 공간에 대한 견해의 범주를 제한하지 않아

조금 더 의미있는 주제를 다룰 수 있었던 것 같네요.

서펜타인 갤러리 파빌리온의 작가로 등극했던 

매스 스터디스 조민석 건축가의 소식부터 브랜드의

정수를 보여주는 공간들에 대한 이야기까지, 정리를 

해보니 크게 7가지 주제를 꼽을 수 있었습니다.

많은 분들이 마치 '영상실록' 프로그램을 보시는 것 

처럼 한 해의 공간 이야기를 돌아보실 수 있는 시간이

되셨으면 합니다 :) 


2024년 공간 트렌드 돌아보기 _  첫번째
23번째 서펜타인 파빌리언 디자이너, 조민석 건축가


2024년의 문을 열자 마자 전해진 공간, 건축관련 

희소식 중 하나였죠. 제가 가장 존경하는 알바로 시자,

그리고 렘 콜하스 같은 건축가 뿐만 아니라 최근 

신안에 작품을 남긴 올라퍼 엘리아슨과 같은 설치 

예술가 들이 작가로 선정되는 자리가 서펜타인 

갤러리 파빌리언의 디자이너입니다. 그들과 같은 

반열에 우리나라의 조민석 건축가가 선정되었다는 

것 만으로도 화제거리였죠. 

'군도의 여백(Archipelagic Void)'라는 컨셉으로 

각기 다른 기능을 갖는 5개의 '섬'과 이들에 둘러싸인

빈 공간으로 구성된 파빌리온을 선보였습니다. 

마음 속에서는 런던행 티켓을 몇번이나 샀지만,

결국 이렇게 책상 앞에서 아쉬움만 삼키고 있네요 :)

아마도 문학계에서는 노벨 문학상의 한강 작가가 

있었다면, 건축계에서는 서펜타인 파빌리온 

디자이너로 당당히 이름을 올린 조민석 건축가가 

있었다고 기억될 것 같습니다.  



'24년 공간 트렌드 돌아보기 _  두번째
'공간' 만으로도 꽉 차는 예술공간의 등장

대구 간송미술관 / 강릉 솔올미술관 / 푸투라 서울 / 오디움 

올해는 유난히 주목할 만한 문화예술공간의 개관이

많았던 한 해였습니다. 추위가 가시지 않았던 2월,

'백색 건축의 대가'라고 불리는 리차드 마이어의

솔올미술관이 강릉에 문을 열었습니다. 건축, 공간을

다루시는 분들이라면 아마도 그 명성을 모를 수가 

없기에 많은 분들이 발걸음을 하셨을 듯 합니다. 

적지 않은 분들이 그 완성도에 의문을 가지셨다는

얘기를 들었기에, 저도 조만간 가 볼 생각입니다.


7월에는 켄고 쿠마 건축가가 디자인한 희귀 오디오

전시, 체험관 '오디움'이 개관했습니다. 기업 회장님,

그리고 수집가의 명품 오디오가 만들어내는 소리와 

켄고 쿠마의 공간이 빚어내는 앙상블이 어떤 경험을

선사할 지 기대되는 공간이지만, 아직 입장예약에

성공하지 못했습니다 :(  오래 기다리고 기대한

만큼의 감동을 선사할지, 궁금하기만 하네요.

9월에는 최문규 건축가의 대구 간송미술관, 

그리고 WGNB 백종환 소장님의 푸투라 서울이 

오픈했죠. 얼마전 직접 푸투라 서울에 방문을 

했었는데요. 별도 포스팅으로 소개를 드려야 할 

정도로 건축가의 공간 다루는 솜씨가 대단합니다.

말씀드렸던 공간들 외에도 경험해볼 만한 문화예술

공간이 유난히 많이 선보인 한 해가 아니었나 싶네요.


'24년 공간 트렌드 돌아보기 _  세번째 
여전히, 그리고 아직 성수동 

KITH 성수 / 팩토리얼 성수 / 성수 바이블 이야기 

'성수동도 이제 끝물이야'라는 이야기를 들은지도

벌써 몇 해가 지나고 있는 것 같습니다. 그럴 정도로

성수동은 해가 갈 수록 더욱 뜨겁고 다채롭게 

우리나라의 트렌드를 이끄는 용광로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그 핵심 공간이라고 할 수 있는 연무장길은 

주말이면 몰려드는 인파로 인해 이제 사고가 걱정될

정도입니다. 그래서인지 육아를 하는 제 입장에서는

좀처럼 가보기 힘든 장소가 되어버린 지 오래입니다 :)

올 여름 성수동을 뜨겁게 달군 KITH 서울은 트렌드를 

리딩하는 매니아들을 성수동으로 불러모았습니다.

창업자 로니 파이그가 '공통분모를 가진 사람들의 

커뮤니티'로 공간을 정의했을 정도이니 힙스터들이 

줄을 선 것도, 그리고 장소를 성수동으로 한 것도 

납득이 됩니다. 과연 성수동은 2025년에도 트렌드의

중심으로서 역할을 계속하게 될까요? 


'24년 공간 트렌드 돌아보기 _  네번째 
AI의 시대와 공간기획 이야기 

GPT-4o, SORA AI 출시 / AI와 공간디자인 

아마도 2024년을 대표하는 단어를 하나만 꼽으라면

많은 분들이 주저없이 'AI'를 말씀하실 것입니다. 

Chat GPT로 대표되는 생성형 인공지능 활용은 이제

일상 생활에서도 그리 낯선 풍경이 아니죠. 완벽한

결과물을 뽑아주진 않더라도 빠르게 초안과 골격을

제안하는 역할 정도는 이제 많은 생성형 AI들이 

충분이 하고 있습니다. 유능한 팀 멤버 한 두명, 

어쩌면 훌륭한 외주사 역할까지도 하는 것이 최근 

생성형 AI의 퍼포먼스입니다. 공간디자이너들도 

이제는 컨셉 이미지 도출, 그리고 각종 프리젠테이션

작업 등에서 능수능란하게 AI를 활용하고 있습니다.

최근에는 고품질의 영상을 생성하는 SORA AI를

사용해보고 있는데, 어디까지가 한계일지 이제는 

무섭기까지 하더군요. 하지만 이 역시도 결국

꾸준히 프롬프트를 연구하고, 공들여 질문을 

해야 좋은 결과물을 얻을 수 있습니다. 아무리 

AI시대라 할 지라도 게으름은 허용되지 않겠죠.

위 포스팅에 남겼던 글이 새삼 다시 와닿습니다.


"현기증 나는 속도로 세상이 바뀐다 해도

더 나은 결과를 빠르게 얻어내는 방법은 변하지

않는 것 같습니다. 바로 ’끊임없는 대화‘겠죠.

대상이 동료에서 인공지능으로 바뀌지만

그 본질은 여전하다는 것이 재밌기도 합니다. 

그리고, 이제 그 ’대화‘를 게을리하는 사람이야

말로 도태될 수 밖에 없는 세상이 온 듯합니다."


'24년 공간 트렌드 돌아보기 _  다섯번째 
리테일 공간대전 in 수원 

스타필드 수원 / 타임빌라스 수원 오픈 

올해 초, 스타필드 수원이 그랜드 오픈을 했습니다.

몸담고 있는 회사의 일이기에 조심스레 소식을 

전했고, 자화자찬이라 들릴 수도 있기에 '말하기'보다

귀를 열고 말씀을 들었습니다. 다행히도 많은 분들이

찾아주시고, 공을 많이 들인 별마당 도서관의 사진이

SNS 피드를 장식하며 회사의 모든 분들이 안심하고,

또 보람을 느끼기도 했습니다. 


아울러 수원이라는 지역의 다른 한 쪽에서는 롯데에서

심혈을 기울인 타임빌라스 수원이 오픈을 했죠. 

신축과 리노베이션이라는 것에서 크게 차이가 나긴

하지만, 어떤 부분에서는 유사점이 보이기도 합니다.

부정할 수 없는 것은 그들의 공간에도 수많은 이들의

땀과 노력이 묻어있다는 것이겠죠. 수원 스타필드

역시도 우아한 공간의 이면에 디자인, PM, 리징 등

많은 동료들의 노력이 맺혀있었습니다. 이 포스팅을

빌어 다시 한번 많은 분들의 노력에 경의를 표합니다 :)

물론 이 외에도 크고 작은 리테일 공간이 한 해동안

선보였습니다만, 리테일 업계의 라이벌인 신세계와 

롯데가 수원이라는 도시의 양단에서 대형 공간을

선보인 것 자체로 화두가 되지 않았을까 싶습니다.


'24년 공간 트렌드 돌아보기 _  여섯번째 
꾸준히, 그리고 여전히 담대한 도쿄의 공간들 

아자부다이 힐스 / 시부야 대개조

지난 11월, 오래간만에 도쿄여행을 다녀왔습니다.

꼭 방문해보고 싶었던 장소 가운데 하나는 역시 

아자부다이 힐즈였습니다. 이미 2023년에 준공을

알렸지만, 대부분의 리테일이 올해들어 활성화가 

되며 많은 분들이 발걸음을 하고 계십니다. 

굽이치는 저층부의 형태와 그 어려운 형태를 높은

완성도로 만들어낸 그들의 집념에 감탄이 절로

나오더군요. 하지만 아자부다이보다도 더 저에게

영감을 준 것은 많은 일본의 복합개발이 그러하듯

차곡차곡 완성도 높게 도시 공간을 만들어 나가는

그들의 '꾸준함'이었습니다. 중장기적인 플랜은 

세계 그 어느 도시보다도 담대하지만, 결코 단기간

성과를 위해서 서두르거나 조바심을 내지 않습니다.

보다 완성도 높게, 그리고 섬세하게 공간을 만들기

위해 뚜벅뚜벅 걸어가는 그들의 길이 저에게는

너무나 대단해 보이더군요. 누군가에는 특별해

보이지 않겠지만, 아마도 그 평범한 벽을 넘기는

아직 결코 쉽지 않아보입니다. 


'24년 공간 트렌드 돌아보기 _  일곱번째 
공간으로 가치를 드러내는 브랜드들 

페리티지 타임리스 / 오설록 1979 / 한솥플래그십 / 스타벅스 스페셜스토어


마지막으로 올 한해도 많은 분들에게 즐거운 경험을

선사했던 브랜드들의 플래그십, 팝업, 전시공간입니다.

브랜드에 대한 가치와 철학을 고객과 공유하기 위해

선보이는 공간들이 매년 선보이고 있지만, 올해는 

고객들의 공감을 이끌어내는 컨텐츠, 그리고 공간과 

스토리텔링을 통해 어떻게 잘 엮을지에 대한 완성도가

더욱 높아진 것 같습니다. 우후죽순으로 난립하던 

팝업공간 역시도 경기침체 탓인지 조금 잠잠해지고,

공간을 풀어나가는 방식도 좀 더 깊어지는 느낌을

받게 됩니다. 다가오는 2025년 역시도 경기 전망이 

좋지 않기도 하고, 게다가 연말에 있었던 큰 사건으로

내년 전망이 한 치 앞을 보기 힘든 상황으로 이어지고

있습니다. 브랜드 플래그십 공간 역시도 긴축으로

더 많은 수가 선보이기는 쉽지 않을 것 같습니다. 

하지만 한정된 조건일 수록 명작은 나타나기 

마련입니다 :) 새해 자주는 아니더라도 진중하면서

사려깊게 풀어낸 공간 소식을 접할 수 있기를

조심스레 기대해 봅니다. 


올 한해 공간 트렌드를 정리해보려 글을 시작했는데

생각보다 조금 글이 길어진 것 같습니다 :) 주제마다

포스팅을 하며 고민했던 생각들이 다시 떠오르며

지금의 나는 그 때 했던 고민들에 대해 어느 정도나

답을 구했을까? 그리고 내 것으로 만들었을까? 

하는 생각에 다시 부끄러워 지네요. 

글을 시작하면서 했던 생각, 올해를 정리하다보면

내년에 대한 인사이트도 어렴풋이 얻을 수 있지 

않을까? 라는 기대가 너무 컸던 것 같습니다 :)

조금은, 아주 조금은 그 흐름에 대한 생각이 들지만

아직 정리할 엄두는 나지 않네요. 

이제 다음에 포스팅할 2024년 ESG트렌드와 공간을

정리하다보면 조금 더 선명해질 것도 같습니다. 

이번 한 주도 보람있던 시간이셨기를 바라면서,

다음 포스팅에서 뵙겠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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