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렌드와 공간기획_250616
반 년만의 일본 방문에서 느꼈던 감정들
한동안 포스팅이 뜸 했습니다. 반 년만에 다시
일본 도쿄와 오사카를 출장으로 다녀올 기회가
생겨 3박 4일을 새벽부터 야간까지 쉴 틈 없이
돌아봤습니다. 그러고 나서도 돌아오는 길이 못내
아쉽기만 하더군요. 그 정도로 일본 주요 도시의
도시와 공간들은 1년, 1달이 멀다하고 역동적으로
변화하고 있었습니다. 일본을 초고령화 선배국가,
아날로그가 세상을 지배하는 한 때 잘나갔던 나라로
여기고 있는 사람들을 비웃기라도 하듯 말이죠.
이 전 방문 때도 느꼈던 것이지만, 넘어서기에
너무나 힘든 격차를 대할 때 느껴지는 무력감을
이번에는 전문가와의 인터뷰를 통해 더욱 뼈저리게
느끼고 왔습니다. 부끄러움과 함께 말이죠.
망했다던 오사카 엑스포, 하지만 정작 망한 것은
이번 출장 기획의 계기가 된 행사가 오사카-간사이
엑스포였습니다. 하지만 행사에 대한 국내 언론의
시선이 개막이 다가갈 수록 부정 일변도라 상당히
곤혹스러웠죠. 입장권 판매 부진부터 공사 진척도
까지 상세하게 보도하며 고소해 하는(?) 뉘앙스까지
비춰지곤 했습니다. 하지만 정작 직접 방문해본 현장은
그런 걱정을 비웃기라도 하듯 인파로 발디딜 틈이
없었습니다. 물론 온라인 예약이나 검색은 말 그대로
엉망이라는 표현이 어울릴 정도로 별로였습니다.
하지만 엑스포장을 감싸는 세계 최고 목조건축물
그랜드 링을 필두로 마련된 다양한 파빌리언과 조경
연출은 와 보길 잘했다라는 생각을 절로 들게 했죠.
시게루 반의 오션 돔(Ocean Dome)에서 감상했던
해양 플라스틱 관련 영상은 아직도 뇌리에 남을만큼
신비롭고 강렬한 메세지를 안겨줬습니다.
한국인인지라 자국관은 과연 어떨지 하며 찾았다가
그 앞에서 펼쳐지는 '충분히 예측가능한' 컨텐츠에
탄식과 함께 망설임없이 발길을 돌리고 말았습니다.
전문가란 무엇인가를 느끼게 해 준 인터뷰
이번 출장에서는 일본 최고, 글로벌 탑 티어 건축가
그룹인 N사의 건축, 설비 전문가를 인터뷰할 기회가
있었습니다. 본인께서 설계한 건물을 답사하겠다는
저희를 위해 건축주 조율과 통역까지 도맡아 해주신
K팀장님과 새벽부터 멀리서 달려와 주신 F팀장님께
마음 깊이 감사의 인사를 전합니다 :)
무엇보다 설비담당이셨던 F팀장님과 함께 답사 후
점심식사를 하며 나눴던 대화가 아직도 뇌리에 남아
잊혀지지가 않습니다. 방문했던 건물은 일본의 자연
환경을 최대한 이용하기 위해 엔지니어와 디자이너가
머리를 맞댔고, 산학협력 실험까지 거치는 노력을
들여 설계를 했다고 합니다. 국내에도 구조와 기계,
전기설비등 다양한 엔지니어 분들이 많지만 이렇게
새로운 시도를 위해 공을 들이는 경우는 본 적이
없기에 그 과정이 너무나 대단해 보였죠.
하지만 F팀장님은 그런 시도가 유의미 함을 설계를
통해 입증하고, 새로운 공간을 만들어 나가는 과정을
'당연한' 것으로 생각하시더군요. 오히려 국내 환경을
설명드리니 이해하기가 힘들어 하셨습니다.
어느 개인, 또는 조직의 문제라기 보다 사회와 분야의
기류 자체가 너무나도 달랐습니다.
'새로운 껍데기' 만을 찾는 사회가 맞게 될 미래
일을 하다보면 '와우(Wow)' 포인트라는 말을 자주
듣습니다. 주로 비주얼로 사람들을 모을만한 요소나
공간 등을 지칭합니다. 디자인 회사나 건축가 들도
이를 알기에 제안에 별도로 콕 집어 이를 언급하기도
합니다. 인터뷰 시에도 이 제안에서 와우요소가
무엇이냐고 묻는 질문도 이젠 식상할 지경이죠.
하지만 그러한 와우 포인트는 결국 피상적 요소에
불과할 뿐입니다. 수십년, 수백년을 내다보는 도시와
건축 프로젝트에서 길게 봐야 십여년을 주목받을
와우 포인트가 가질 수 있는 의미는 무엇일까요.
설비 엔지니어가 심혈을 기울여 높인 기계의 효율,
폐사를 방지하도록 연구해 심은 공원의 나무 한그루
한그루는 우리 사회에서 말하는 '와우 포인트'와는
궤를 달리합니다. 건물과 함께 조성하는 공원을
진짜 숲을 만들겠다는 일념 하에 3년간 다른 장소를
통해 미리 나무를 키우며 색생을 연구한 프로젝트인
'오테마치 포레스트'를 보며, 감탄과 함께 제가 속한
사회에 대해 탄식을 하게 됩니다. '새로운 껍데기'에
중독된 우리 사회에서는 참 벅차다, 라는 생각에
괜히 쓴 웃음을 짓게 됩니다.
1_예술과 건축의 공생실험, 프라다모드 오사카
2_도시와 호흡하는 커뮤니티, 아크힐스
3_서펜타인과 레고, 건축가 피터 쿡이 완성한 레고 파빌리언
4_3년만에 다시 문을 여는 밀라노 루이비통 플래그십 스토어
5_달맞이길에 등장한 수직 복합문화공간, 에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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