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eat. 마리 루티 <하버드 사랑학수업>
우리는 우리가 알게모르게 살아온 환경과 그동안의 모든 경험에 의해 잠재의식에 갇혀 어떤 것에 대한 인식과 정의도 이미 자리잡혀버린 자기자신만의 신념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인간은 자기가 인식하든 인식하지 못하든 잠식되어있는 신념에 지배되어 선택의 순간이 오면 결정적인 순간에 툭툭 튀어나온다. 이것은 특히 '사랑'에 있어서 더 잘 적용된다. 소위 '남녀관계' 에 대한 사회적 통념이라던지, 보고 듣고 자라온 환경에 따라 자연스럽게 형성된 신념이 그대로 한 개인의 '사랑'에 전해진다. 아주 추상적이지만 어쩌면 아주 현실적이다. 혹, 남녀관계가 아니라 '인간'대 '인간' 또는 '고유의영혼A' 와 '고유의영혼B'의 사랑이라고 가정해보면 어떨까? 필자는 남자와 여자의 차이를 넘어서서 조금 더 깊이있는 인간으로서의 서로에 대한 존재가치, 영혼의 끌림이 더 우선이라고 생각하던 사람이었다. 마리 루티 교수님의 <하버드 사랑학수업>에서도 내가 사랑에 대해 느끼고 사색해왔던 모든 가치관, 생각들에 대해 공감하는 말들이 너무 많아서 끄덕끄덕 거리면서 책을 뒤적거렸다.
"연애에 방법이란 없습니다. 노력과 행복은 비례하지 않습니다" "사랑은 통제의 대상이 아닙니다. 울타리에 가둬놓아야 하는 대상도 아닙니다. 사랑이 우리를 꼭 행복하게 해주는 것도 아닙니다." "남자들은 그렇게 미성숙하거나 비열하지 않습니다. 적극적으로 훌륭한 관계를 가꿔나가려는 남자들이 더 많습니다. 나는 다른사람인 척 하는 여자와 사귀고 싶어하는 남자도 별로 만나본 적이없습니다. 남성의 정복 근성에 대한 일반화는 진정으로 사랑을 갈구하는 남성들을 부당하게 대우하는 일입니다." "남녀에 관한 집단적 통념은 남녀를 이 편과 저 편으로 갈라놓습니다. 이는 한 쪽이 다른 쪽보다 더 낫다는 전제를 내포하죠. 그리고 둘의 관계를 본디 적대적인 것으로, 즉 내가 이기기 위해서는 상대가 어떻게든 져줘야 한다고 느끼게 합니다. 게다가 엄청난 노력만이 둘의 차이를 좁힐 수 있다고 암시합니다. 우리는 평생 동안 서로의 의도를 이해하지 못하도록 운명지어져 있다고 말입니다." (하버드사랑학수업 중)
수많은 철학자들, 교수들, 종교지도자들, 과학자들이 '사랑'이라는 주제로 수 많은 주장을 펼쳐왔다. 남녀가 서로에게 끌리는 이유를 진화생물학적인 근거를 토대로 남녀의 인식차이를 이야기하기도 하고, 종교적인 이유를 토대로 사랑의 정의와 존재이유를 설명해준다. 뭔가 추상적인 것 같지만 분명히 우리의 일상에서 실재하고 있고, 느낌적으로 우리는 이미 알고있다.
인간은 생각보다 동물의 관점에서 보는 것 보다 훨씬 복잡미묘하고 훨씬 더 영적이다. 그렇기 때문에 단순히 진화생물학이나 동물적인 감각, 각자의 경험을 잣대로 모든 것을 표현하거나 판단할 수 없다고 나는 생각한다. 하버드 사랑학수업의 저자 마리 루티 교수님이 말하고자하는 뉘앙스가 무엇인지 어느정도는 이해할 수 있었다. 마리루티 교수님은 이렇게 말한다. "자신의 일거수 일투족을 분석하지 마세요. 머리로 고민하기보다 마음의 울림을 믿으세요" "자신의 약점을 두려워 마세요" "완벽한 상대는 그만 찾으세요" "지나간 잘못을 일일이 후회하지 마세요" "나를 원하지 않는 상대를 쫓아다니지 마세요" 이렇게 말한다. 200% 공감한다. (다만, 저자는 '여성'의 관점에 조금 더 치우쳐져 있다.)
사랑은 통제해야할 대상이 아니다. 저자가 말하는 것 처럼, 사랑은 마법이다. 사랑을 통해 마법이 일상 속에서 펼쳐지는 것이다. 사랑은 한 개인을 혼란스럽게 만들어버린다. 이것을 하나의 '개념'으로 단순히 정의할 수 없는 무언가가 있다. 사랑은 비참할 수 있고, 실패할 수 있다. 두려울 수 있다.
사회적인 통념으로써 남녀를 갈라놓고, 서로가 다르다고 외치며 '엄청난'노력으로 헤쳐나가야할 대상으로 각인시키려고 한다. 사실은 사랑은 이중잣대가 아니라 단순명료하지가 않고 아주 복잡하다. 아주 깊숙한 곳에 존재하는 한 인간으로서의 공허함과 부족함을 채워가며 성숙해가는 하나의 과정일 수도 있고, 자연스러운 이끌림일 수도 있다. 연애부터 결혼까지, 정말 사랑하는 사람과 함께 동반자로써 인생을 꾸려가고 있는 1인으로써 내가 생각하고 있는 내 가치관과 생각의 잣대가 또한 나의 경험과 환경에 의해 갇혀있는 것일수도 있다. 하지만 이것 하나만은 명확하다. 수많은 철학자들이나 영적 지도자들, 그리고 유명한 작가들이 사랑을 정의하고 명언을 남긴 것 처럼 사랑은 아프지만 위대하다는 것이다. 또한 사랑의 시작과 끝은 나 자신을 사랑하는 것이라는 것이다. '나 자신과의 관계와 사랑'이 먼저 정리되지 않으면 그 누구와의 관계도, 사랑도 결코 해결할 수 없다.
“누군가를 사랑한다는 것은 자신을 그와 동일시하는 것이다” - 아리스토텔레스 -
“진짜 유일한 마술, 유일한 힘, 유일한 구원, 유일한 행복, 사람들은 이것을 소위 ‘사랑하는 것’ 이라고 부른다” - 헤르만 헤세 -
“우리는 사랑하고 있을 때만큼 고통에 무방비 상태가 될 때도 없고, 사랑하는 대상을 잃거나 그 대상의 사랑을 잃었을 때만큼 무력하게 불행할 때도 없다.” - 지그문트 프로이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