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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글쓰는클레어 Jan 05. 2021

싱숭생숭한 새해를 맞다

눈 앞의 일들에 밀려 진짜 중요한 것들을 놓치지 말자 

2020년은 유난히 싱숭생숭한 해였다. 최근 넷플릭스에서 Death to 2020 을 보면서 다시 한 번 느꼈다. 맞아 올해가 그랬었지.. 3월부터 전 세계가 질병과 화재, 각종 사건 사고로 고생했으니 다들 이번 한 해 만큼은 얼른 지나가기를 바라고 있었을지도 모르겠다. 


유난히 탈 많았던 2020이 결국 영화로 나왔습니다


유난히 싱숭생숭한 한 해였지만 그래도 감사한 일도 많았다. 코로나가 퍼지기 전에는 작년보다는 훨씬 편한 마음으로 동기들과 친해질 기회들도 있었고, 여름 인턴십도 잘 마친 후 오퍼도 받고, 그 후에는 하고싶은 일들도 도전해보고 있고, 불행 중 다행(?)으로 온라인으로 바뀐 수업 덕택에 한국으로 와 오랜만에 가족들과 많은 시간을 보낸 것도 다시 없을 소중한 시간이었다.


하지만 코로나로 인해 올해 연말은 어쩔 수 없이 뒤숭숭했다. 자고로 연말이라하면 가족 친구 연인끼리 좋은 곳도 가고 다같이 모여 1년간 쌓인 소식들을 나누며 회포를 푸는 자리로 마무리가 되고, 그 후 잦은 음주를 후회하며 1월의 디톡스로 새해가 시작이 되어 왔건만 올해는 달랐다. 조용히 집에서만 보내는 연말이 아무래도 어색하게 느껴졌다.


그보다 나를 더 싱숭생숭하게 만든 것은 한국에 들어간 김에 받았던 건강검진 결과였다. 그간 몰랐던 만성 B형 간염을 발견한데다 당뇨가 의심되는 높은 혈당까지 이래저래 경고등을 울리는 수치들이 나온 것이다. 의사 선생님은 술은 나에게 독약이며 혈당은 간염때문일 수 있으니 지켜봐야겠지만 여러모로 스트레스 및 식단, 건강 관리가 아주 중요한 상황이라고 하셨다. 


갑자기 알게 된 간염도 억울한데 (어머니가 B형 간염이 있으시긴 하지만 태어날 때부터 면역 주사를 맞아서 괜찮다고 알고 있었고 성인되서 3차 접종까지 받았었음) 당뇨 가능성까지 얘기가 나오니 30대의 젊은 나이로써 억울하기도 하고 참 답답한 마음 뿐이었다. 특별히 건강하게 생활하는 건 아니어도 특별히 나쁘게 생활하는 것도 아니라고 생각했는데.. 각종 증상들도 그저 환경이 바뀌어서 생기는 신경성이라고만 생각했는데 건강이 망가지고 있었다니 따가운 경고를 들은 느낌이었다.


하지만 차분히 생각해보니 이번 기회에 평생을 가져갈 생활습관을 더 일찍, 건강하게 잡으라는 뜻이니 마냥 억울해하고(?) 있을 일은 아니었다. 



그리하여 2021년의 Theme 은 Slow down. 

천천히, 중요한 것에 집중하기로 한다.


그간 성취 목표에 최선을 다해 빨리 도달하는 것만을 목표로했던 내 인생에서 올해만큼은 수많은 욕심과 목표 앞에 건강을 놓아 볼 생각이다. 당장 살 빼야 할 일이 없으면 운동할 시간이 아깝다고 생각했던 나 자신을 반성하며.. 규칙적인 운동과 건강한 식단, 장기적인 음주 습관 개선 (음주는 주1-2회 와인 2잔 이하), 꾸준한 명상, 지나친 스트레스 받지 않고 적절한 휴식 취하기를 약속해본다.


건강검진 받기 전에 세웠던 목표인 영어공부라는 큰 목표도 꾸준히 해나갈 생각이지만, 나 자신을 너무 압박하기보다는 영어를 습관으로 만들기 위해 '매일' 영어를 하는 것에 더 집중하려고 한다. 방식은 이전에 했던 100시간 영어 챌린지 와 동일하게 하고 1년간 꾸준히 진행상황을 기록할 예정이다. 그 일환으로 유튜버/블로거 돌돌콩님의 원서 읽기 챌린지에도 참여하기 시작했다. 매일 두 챕터는 힘들겠지만 20-30분씩이라도 꾸준히 읽어볼 예정. 


다시 만들고 싶은 꾸준히 책 읽는 습관!


몇 년 전 내 인생을 돌아보는 Life Detox Challenge 를 했을 때처럼 또 한번의 디톡스가 필요한 시기가 아닌가 싶다. 한창 바쁘게 달려야 할 시기에 쉼표를 가져야 하는 것이 답답하게 느껴지기도 하지만 어쩌면 급한 것보다 본질적으로 중요한 것을 챙길 줄 알라는 삶의 가르침이 아닌가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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