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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쓰는교사 정쌤 Apr 10. 2024

교사의 학교 이야기가 기록되어야 하는 이유

치유와 성장을 위한 글쓰기 


은유 작가의 글쓰기의 최전선에 이런 내용이 나온다. 작가가 '글쓰기의 최전선' 글쓰기 수업을 시작했을 때 강좌가 매번 마감되고 성황을 이루었는데, 이때 오는 사람들이 주로 중산층(의 자녀들)이었다고 한다. 갓 스물을 넘은 학인들은 '엄마가 보내서' 오기도 했다. 마치 사교육 하듯 글쓰기도 스펙 쌓기처럼 하는 것 같았다고 한다. 이런 사람들과 마주할 때 작가는 자신이 하는 일이 자본을 가진 기득권 계층의 이익에 복무하는 것은 아닐까 하는 생각에 고민이 많았다. 


작가는 좋은 글은 삶의 현장, 거기서 살아가는 사람의 이야기에서 나온다는 걸 무슨 신앙처럼 믿고 있었다고 한다. 이에 작가는 조지 오웰의 작품들을 보면서 '르포르타주 문학'에서 가능성을 보았다.

-르포르타주는 기록이라는 뜻의 불어,

-구체적인 현장에서 구체적인 사람과 대면하며 쓰는 기록문화(작가의 책)


작가는 이와 관련한 조지 오웰의 말을 인용했다. "글쓰기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글의 주제, 곧 마땅히 표현해야 될 바를 표현하는 일인데 그건 경험하지 않으면 실상을 드러낼 수 없다"라고 조지 오웰은 단언했다고 한다. 작가는 현장에서 보고 느끼고 말한다는 것의 중요성, 충실한 경험에서 좋은 글이 나온다며, '삶이 쓰게 하라'라는 것이라고 알려준다.


나는 은유 작가가 쓴 이 부분을 읽으면서 교사들이 교실 이야기를 써야 하는 이유라고 생각했다. 교실 이야기뿐만 아니라 학교 이야기를 써야 하는 이유, 수업 이야기뿐만 아니라 학교에서 고군분투하며 조용히 묵묵히 자신의 교실과 자신의 학생들을 지키는 교사들의 이야기도 알려져야 한다고 생각한다.


우리들이 흔히 알고 있는 학교의 이야기는 아주 훌륭한 교사이거나 아주 나쁜 교사의 이야기뿐이다. 하지만 학교에는 더 많은 평범하지만 성실한 자기 몫을 열심히 하는 교사들이 많다. 어쩌면 자본주의 사회에서 부품 같은 사람들인지 모른다. 자신의 자리에서 열심히 그 위치의 역할을 잘하는 사람들. 나는 그 부품 같은 사람들이 자신의 일을 성실하게 해 내고 있기에 사회가 잘 유지된다고 생각한다.


지난 3월 26일, 미국 볼티모어에서 일어난 화물선의 다리 충돌사고는 '메이데이 콜'을 통해 각자의 위치를 잘 지키던 경찰, 다리 통행 관리자들이 빠르게 조치를 취해서 인명피해가 축소되었다고 한다. 충돌 당시에는 다리는 통제되었고 다리 위에는 다리 보수를 하던 사람들 8명 만이 있었다고 한다. 그 큰 다리가 순식간에 무너지는 사고에서 더 큰 인명피해를 피할 수 있었던 것은 그 순간 선장의 조난신호와 각자의 자리를 지키던 업무 관련자들 덕분이었다고 생각한다.


나는 지금의 학교도 그렇다고 생각한다. 평범하게 자신의 교실을 충실하게 지키는 교사들이 있어서 아직은 공교육은 버티고 있는 것 같다. 유명하지 않아도 자신의 소임을 다하는 평범한 교사들이 있다. 그들은 유명한 인플루언서 교사는 아니지만 학생들을 성실하게 가르치고 학교의 일을 근면하게 해 낸다. 어쩌면 마지막까지 우리 교실을 지키는 교사들은 인플루언서 교사가 아닌 성실하게 묵묵히 자신의 몫을 다하는 평범한 교사들 일지 모른다. 평범하게 자신의 교실의 충실하게 지키는 평범한 교사들의 이야기가 더 많이 알려지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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