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 말이 통하지 않는다는 것의 의미
“무슨 말인지 잘 모르겠어요.”
그녀는 작은 목소리로 말했다. 서툰 일본어 발음과 불안한 눈빛, 그리고 대답을 망설이는 손끝. 나는 고개를 끄덕이며 천천히 질문을 바꿨다. 말의 정확한 의미를 알아내기보다, 지금 이 자리에서 그녀가 얼마나 안전하다고 느끼는지가 더 중요했다.
이곳은 일본 오사카 외곽의 한 복지상담소. 지역 내 외국인 지원을 담당하는 NGO가 운영하는 기관이다. 일본은 노동력 부족을 이유로 외국인 수용을 확대해 왔지만, 언어 지원이나 복지 제도는 여전히 그 속도를 따라가지 못한다. 특히 일본어를 충분히 구사하지 못하는 이주민들에게, 복지 접근은 여전히 높은 벽이다.
그날 만난 그녀는 동남아시아 출신으로, 일본인 남성과 결혼하여 입국한 여성이다. 결혼생활은 오래가지 못했고, 남편은 연락을 끊었다. 남겨진 그녀는 아기를 안고 일본 사회 속에 고립되었다. 체류 자격은 위태로웠고, 언어는 단절되어 있었다.
일본어가 유창하지 않다는 이유로, 그녀는 시청 민원 창구에서도, 병원 접수처에서도, 때로는 아파트 관리소에서도 곤란을 겪었다. 복잡한 서류를 이해하지 못해 자신과 아이를 위해 필요한 복지 서비스를 놓치고, 자신의 처지를 설명할 언어를 잃은 채, 점점 투명한 존재가 되어갔다. 나는 그 과정을 수없이 목격해왔다. 일본 사회는 정중하지만, 이해하지 못하는 타자에게는 냉정하다.
사회복지 현장에서, 특히 일본처럼 규범과 절차를 중시하는 나라에서는 '언어'가 곧 자격이다. 올바른 단어를 사용하지 못하면, 설명할 수 없으면, 존재 자체가 인정되지 않는 경우가 많다. 말은 인간을 설명하는 도구가 아니라, 때로는 사회적 신분증이 된다.
그러나 언어의 벽은 단순한 소통의 문제로 끝나지 않는다. 그것은 한 인간이 사회와 맺는 관계의 기회를 차단한다. 이방인은 자연스럽게 침묵하게 되고, 침묵은 곧 배제의 이유가 된다.
나는 상담실에서 영어와 일본어를 섞어가며 그녀에게 물었다.
"괜찮아요. 천천히 말해도 돼요. 어려운 건 저에게 알려주세요."
그 말에 그녀는 조심스럽게 입을 열었다. 비록 완벽하지 않은 일본어였지만, 그 안에는 고통과 두려움, 그리고 살아남고자 하는 의지가 분명히 담겨 있었다.
사회복지사가 해야 하는 일은 단순히 제도를 안내하는 것만이 아니다. 언어의 미숙함을 이유로 한 사람의 삶을 축소시키지 않는 것. 말의 오류보다, 마음의 진실을 먼저 읽어내는 것이다. 일본 사회의 복지 현장에서, 이 감수성은 더욱 절실하다.
말이 통하지 않는다는 것은, 단순히 의사소통이 끊긴다는 뜻이 아니다. 그것은 이해받을 수 있는 권리를 빼앗긴다는 것이고, 존재를 설명할 기회를 잃는다는 것이다. 그리고 가장 먼저 포기하는 것은 언제나 약자의 쪽이다.
나는 그녀와 나눈 짧은 대화들을 오래 기억한다. 서툰 단어와 단어 사이에 숨어 있던 두려움, 눈길을 피하며 건넸던 간절한 부탁들. 그것들은 비록 일본어로는 완벽히 표현되지 않았지만, 명확히 들렸다.
언어는 불완전하다. 그래서 우리는 더욱 귀를 기울여야 한다. 일본이라는 익숙한 일상의 틀을 넘어, 이방인의 말 없는 요청을 읽어내야 한다. 말이 막힐 때, 우리는 그 사람의 존재를 외면하는 대신, 더 깊은 이해를 위해 손을 내밀어야 한다. 복지는 그렇게, 언어 너머에서 시작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