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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코사이어티 Dec 01. 2021

마감을 앞두고 떠난 휴가,
무엇을 얻었을까

로우프레스 대표/편집장 신유미 인터뷰

<부엌 boouk > <고을 goeul> 등 매거진을 만드는 로우프레스는 원고 마감을 앞두고 제주에서 워케이션을 보냈습니다. 워케이션이라는 생소한 방식을 시도하는 것도 용기가 필요한데, 프로젝트 마감을 앞둔 시점에서 '잠시 쉬고, 정리할 시간을 갖자'라는 결단은 더욱이 쉽지 않았을 거예요. 리더로서 이런 결정을 내린 데에는 조직에게 긍정적 역할을 할 거라는 판단이 있었겠죠. 워케이션으로 무엇을 얻고자 했는지, 어려운 점은 없었는지, 그리고 결과적으로 만족스러운지, 워케이션을 고려하는 조직이라면 궁금할 만한 내용들을 질문했어요. 



로우프레스 대표/편집장 신유미 

로우프레스는 구성원들 간 거리가 가깝죠. 화기애애한 분위기가 느껴져요.

조직이 작다 보니 사이가 가까워요. 친밀함이 좋기도 하지만 관계의 선을 어떻게 둬야할지 고민이 있죠. 거리가 가깝다고 해도 회사 안에서의 구성원이니까요. 서로의 거리를 적절하게 유지하면서 화목한 분위기를 이어갈 수 있도록 노력하는게 쉽진 않더라고요.  


친밀한 관계에서 입장을 구분짓기가 어려울 것 같아요. 좋은 사람과 좋은 대표는 다르잖아요. 

정답이 있기보다는 조직에게 맞는 방식을 찾아가야 한다고 생각해요. 제가 바라는 점과 팀원들이 바라는 점 간에 균형점을 찾아 가장 좋은 방향으로 가야죠. 팀원들에게는 요구하고 싶은 점이 있으면 개인적으로 만남을 요청하도록 해요. 누군가 평소보다 상태가 안좋거나 생각이 많은 게 눈에 보이면 잠깐 티 타임을 가지면서 대화를 나누죠. 그러면 속에 있던 이야기, 그 동안 못 했던 이야기를 해주더라고요. 그럴 땐 대표로서 낯뜨거울 때도 많지만, 아예 이야기를 하지 않는 것보다는 나은 것 같아요. 


제때 건강한 대화를 나누는 게 참 중요한 것 같아요. 하나 둘 마음에 쌓아두다 감정으로 전이되지 않게요. 

다른 조직의 대표들은 조직문화를 어떻게 만들어가는지 궁금해요. 지금 제가 못하는 부분이 분명 있을 텐데 나중에 문제를 맞닥뜨렸을 때 어떻게 감당하고 해결할 수 있을지 불안하기도 하고요. 


워케이션을 진행한 것도 노력의 증거라고 느껴져요. 바쁘게 달려온 시간을 돌아보고, 잠시 쉬면서 앞으로의 계획을 나누고 싶다고 하셨죠. 

이번 워케이션은 열심히 일한 우리를 다독이고 쉬면서, 지나온 시간을 정리하고 앞으로를 그려보는 데에 의미를 뒀어요. 평소에 하는 실무는 하지 말자고 미리 이야기했죠. 협업 중인 분들께는 사전에 양해를 구해두고 일정량 업무를 미리 해놨고요. 전에는 사무실에서 피곤하다는 말이 자주 나왔는데, 워케이션 하면서는 다들 살아나더라고요.(웃음)


프로젝트 마감을 앞둔 시점에 이런 시간을 마련하는 게 쉬운 결정은 아니었을 텐데요. 

시간을 낼 만한 가치가 있다는 걸 느끼게 된 계기가 있어요. 전에 가평으로 워크숍을 갔을 때 편하게 둘러앉아 이야기하다가 “매거진의 새로운 주제로 뭐가 좋을까"하고 툭 이야기를 꺼냈는데, 전엔 정리가 안 되던 것들이 뚜렷해지는 경험을 했거든요. 익숙한 곳이 아닌 다른 장소에서 이야기하니까 환기가 되면서, 더 편안한 마음으로 대화할 수 있었어요. 평소 사무실에선 부분적으로 논의하던 내용을 전체적으로 훑으니 정리가 돼서 좋았고요. 평소엔 각자 업무로 바빠 시간 내기도 어려워서, 주기적으로 정리하고 쉬어가는 시간을 만드는 게 좋겠다 생각했어요.


실제로도 기대만큼 정리됐는지 궁금해요.

서로 갖고 있는 생각들을 잘 나눴어요. 이야기를 시작하는 타이밍을 잡기가 조금 어렵지만, 일단 운을 떼면 대화가 오가게 되더라고요. 갑자기 짠! 하고 대화를 시작하는 건 어색하기도 하고, 분위기가 경직되잖아요. 이런 이야기를 나눌 때 한 가지 팁은, 음식을 먹고 배가 어느 정도 채워지고 나면 좀더 포근하고 편안한 느낌이 들어서 마음이 열리는 것 같아요. 저희는 제주 식재료를 사 와서 직접 점심을 만들어 먹었거든요. 음식을 먹으면서 이야기를 살살 풀다가 다들 식사를 마친 것 같다 싶을 때 편안하게 시작했어요. 


로우프레스에서 발행한 <부엌boouk>, 8호의 레시피를 참고해 오픈 샌드위치를 만들어 먹었다.


팀원들이 쉼을 제대로 누린 것 같나요? 

저는 하루를 일찍 시작하는 편이라 일정이 여유로워 보였는데, 팀원들은 빡빡하다고 느낀 것 같더라고요. 마감을 앞둔 힘든 시기에 쉬어간다는 목적으로 왔는데, 일의 연장선으로 느껴질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다음 번에 일정을 짤 때는 개인적인 시간을 충분히 마련해야겠더라고요. 함께 있는 만큼 혼자 있는 시간의 균형을 맞출 수 있게요. 그래도 계속 일만 보고 달려오던 중에 잠깐의 휴식이 확실히 리프레시가 됐어요. 



워케이션 문화를 향유하는 공간, 코사이어티 빌리지 제주 
코사이어티 빌리지 제주에서 워케이션을 보낸 사람들의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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