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런치북 끄적거림 07화

우린 기획자였고 지금도 기획 중이다

남충식, <기획은 2형식이다>를 읽고서

by 무기명

AE, 익숙하지만 멀게 느껴졌다. 기획자, 친숙하지만 여전히 낯설다. 기획하는 사람, 고등학교 학생회 시절 축제 기획단 활동한 경험이 생각났다. 축제가 다가올 때, 야자시간 대신 학생회실에 모여 앉아 이번에는 여장 대회를 할까, 찬조 공연을 늘릴까, 스케줄은 어떻게 구성할까 등 어떻게 하면 학생들이 즐길 수 있는 축제를 만들지 고민했었다. 기획을 몰랐던 우린 이미 기획자였다.


이 책은 다른 기획 참고서와 다르게 광고 사례보다는 우리가 익숙하고 친숙한 소재를 제시한다. ‘나는 가수다’, ‘월간 윤종신’ 등 평상시 관심 있었고 즐겨봤던 프로그램이지만 오디언스 관점일 뿐이었다. 왜 이 프로그램이 기획되었는지 타 프로그램에 어떤 영향을 주었는지, 왜 내가 이 프로그램을 즐겨보게 되었는지 등 이 책에서는 이러한 기획자의 관점을 자연스럽게 제시한다. 이를 통해 세상 곳곳은 예비 기획자들을 위한 연습장임을 알 수 있다.


연습장을 거쳐 우린 커다란 팀플이란 벽을 넘어야 한다. 기획은 일기장이 아니다. 나만의 이야기로 내가 아닌 다른 사람을 설득하기 힘들다. 우리의 이야기가 필요하다. 본 책에서도 언급되었던 내용 중, ‘사색’은 없고 ‘검색’만 있는 시대에 큰 공감을 한다. 팀플을 하면 대부분 짧은 마감기한으로 인해 정해진 루틴을 활용한다. 즉 ‘상황분석- 타겟- 인사이트 - … ‘ 라는 각각의 거푸집에 검색한 내용을 때려 넣는다. 솔직히 이런 틀로 분석을 하면 쉽고 빨리 할 수 있다. 하지만 이 방법은 꽃을 심기 위해 거름도 넣고 최고급 흙도 넣고 영양제도 넣었는데 정작 물을 주지 않는 경우와 같다. 각각의 거름, 흙, 영양제와 융합할 수 있는 하나의 틀이 구성이 안 된다. 이 틀의 역할을 하는 것은 바로 아이데이션이라 생각한다. 우리는 생각보다 멍청하지 않다. 우리는 소비자이고 경험자이다. 그리고 뇌피셜을 거를 만한 논리적인 사고 능력도 갖추고 있다.


또한 인상 깊게 읽은 구절 중 하나는 ‘아이디어는 발상이 아니라 연상’이라는 내용이다. 이제서야 천재는 1%의 재능과 99%의 노력으로 이루어진다는 의미를 파악했다. 그 노력에는 자신의 사고의 확장을 위한 다양한 경험 사례들, 문제의식을 고뇌한 흔적들이 포함된다. 그리고 카피라이터 정철님께서 좋은 카피를 위해서는 여자친구를 만들라는 의미를 이해했다. 이론보단 경험이, 나만의 경험보단 우리의 경험을 다방면으로 할 수 있기 때문일 것이다. 카피라이터든 기획자든 자신의 경험을 기회로 만드는 능력이 중요함을 느끼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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