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런치북 끄적거림 06화

소비자와 제품을 품은 컨셉

김근배, <끌리는 컨셉의 법칙>을 읽고서

by 무기명

인문학의 열풍은 2014년에 활발했고 2014년엔 <끌리는 컨셉의 법칙>이 세상에 나왔다. 2020년인 지금, 나는 문, 사, 철이라는 인문학 3대장 중 문, 철을 전공으로 공부하고 있다. 그러한 나임에도 불구하고 철학적 키워드가 곳곳에 보이는 아니 빈번히 보이는 <<끌리는 컨셉의 법칙>>의 내용을 제대로 이해할 수 없었다.


만약 내가 철학 비전공자라면 본 책을 이해할 수 있었을까. 본인은 오히려 더 잘 이해할 수 있으리라 생각한다. 그저 아리스토텔레스, 공자의 말을 통해 신뢰성을 얻고 그 이후에 설명되는 마케팅에 대한 내용에 집중할 수 있었을 것이다. 하지만 애매하게 정립되어 있는 나의 철학 개념 때문에 저자가 원했던 방향으로는 흡수하기 힘들었다. 심지어 내가 알고 있던 철학 개념들과 다른 의미로 쓰이지 않았는지 살펴보는 등 본 책의 본질에 집중할 수 없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책을 쭉 읽으면서 나에게 남은 것은 강렬했다. 컨셉이란 한 단어이다. 2월에 읽었던 카피 불변의 법칙’과는 다르게 한국 브랜드 위주로 좋은 마케팅 사례를 제시했다. 사례 중 가장 기억에 남는 것은 ‘센쿡’ 브랜드의 제품, ‘즉석 발아현미밥’ 사례이다. ‘센쿡’은 ‘쌀밥’을 내세우고 있는 경쟁 제품과 차별화하는 데 성공했다. 하지만 대다수 고객이 그 필요성을 느끼지 못했기에 매출이 낮았다고 한다. ‘발아현미밥’ 컨셉을 버리고 선두주자의 ‘쌀밥’ 컨셉으로 바꾸자 오히려 매출이 증가했다고 한다. 이를 통해 느낀 점은 컨셉은 제품의 얼굴이고 그 얼굴은 소비자의 거울이란 점이다. 즉, 소비자의 마음속 니즈를 반영하고 있는 것이 제품의 컨셉이란 것이다. 무조건 틈새시장 즉 차별화한 제품이 성공한다는 보장 따위란 없다는 점을 도출할 수 있었다.


센쿡.jpg

컨셉에 대한 책을 읽다 보니 지금까지 해온 마케팅 관련 과제의 컨셉 도출 과정에 문제가 있었음을 피부로 느낄 수 있었다. 나름 틈새시장이라 생각했었고, 많은 소비자층을 확보할 수 있으리라 생각했던 단초는 지금 생각해보면 소비자의 니즈가 무엇이었는지 깊은 생각을 하지 않았었고, 이를 반영하지도 않았었다. 즉, 오직 제품만을 위한 컨셉을 제안했었다.


컨셉에 명확한 정답은 있을 수 없겠지만, 바람직한 방향의 정답은 있을 수 있다. 그 이정표는 소비자와 제품에서 찾을 수 있음을 <끌리는 컨셉의 법칙>을 통해 깨달을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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