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유, <쓰기의 말들>을 읽고서
《쓰기의 말들》을 한 문장으로 요약하면, “야 너두 글 ‘잘’ 쓸 수 있어”이다. 어렵다. 그저 글을 쓸 수 있단 사실은 주위에서 쉽게 접할 수 있다. 넘쳐흐르는 에세이와, 장르불문 웹소설, #시 #시인이란 수식어가 붙은 SNS글. 지극히 개인적인 생각일 수 있지만 범람하는 에세이, 웹소설, SNS시에 공통점이 보인다. 장르 불문하고 모두 한 사람이 쓰고 있단 느낌이다. 문체, 흐름, 호흡, 분위기, 문장, 표지, 제목 모두 닮았다. 사실 《쓰기의 말들》에서도 그 느낌을 받았다. 책 내용 중 “공사장에서 못을 떨어뜨린 듯한 느낌”이라는 표현이 있었다. 이게 무슨 느낌인가. 작가는 공사장을 가봤을까. 본인은 가봤지만, 못을 떨어뜨리면, 다시 꺼내면 된다. 주위가 못이 아닌 다른 부속품으로 넘치리라 생각했던 것인가. 그럴 걱정을 할 필요가 없다. 책 서두에서 작가는 ‘문장수집가’라고 자신을 표현했다. 공사장 이야기도 어디선가 수집을 했지만, 적절하지 못했고 오히려 글의 흐름을 끊게 되었다. 이처럼 소위 작가라 불리는 사람들은 수많은 에세이, 웹소설, SNS글을 보고 자신의 문장에 녹이는 경우가 많음을 몸소 느꼈다.
100% 나만의 아이디어로 탄생한 것은 없다고 한다. 우리가 제시하는 아이디어는 모두 어디선가 보거나, 듣거나, 느낀 것들이다. 이를 그대로 세상에 드러내게 되면 표절이 되고 그는 도둑이 된다. 우린 그 아이디어를 머릿속에서 달고나 커피를 만들 듯 막 휘저어야 한다. 그런 과정을 겪게 되면 온전히 나만의 아이디어가 나온다.
궁금한 점이 있다. 우리가 제시한 첫 아이디어는 무조건 누군가와 누군가라는 복합물의 아이디어인가. 본인이 이해한 바로는 이렇다. 누군가는 첫 아이디어를 내뱉기 전 머릿속은 이미 달고나 커피를 만들고 있었을 것이다. 그래서 사실상 그의 첫 아이디어는 신선한 아이디어라고 볼 수 있다. 우리의 머릿속이 달고나 커피를 만드는 과정을 거쳤느냐, 아닌가가 ‘나만의 아이디어’라고 말할 수 있겠다.
위의 글에서 모든 아이디어로 범주를 두었다. 그럼 카피도 마찬가지라고 할 수 있다. 《쓰기의 말들》을 읽기 전까지 카피라이터뿐만 아니라 AE, AD도 카피를 제안할 수 있는데 그렇다면 카피라이터는 어떻게 살아남아야 할지 고민이 있었다. ‘침대는 가구가 아닙니다. 과학입니다.’라는 카피가 내가 알기론 회의를 하다가 나온 말이라고 알고 있다. 이와 같은 사례가 빈번한 상황 속에 카피라이터는 어떻게 그들만의 역량을 글에 녹여내야 할까.
페르소나다. 카피라이터는 가면을 써야 한다. 광고해야 할 제품이 되기도 해야 한다. 광고할 제품을 만든 기술자가 되어야 한다. 그들의 입장이 되어 이제 신선한 첫 아이디어를 돌돌 굴려야 한다. 중간중간 맛을 보고, 최적의 맛을 찾아 계속 돌릴 수밖에 없다. 그 결과 카피라이터의 카피가 탄생하지 않을까 생각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