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가는 다르지만, 하고자 하는 이야기가 일맥상통하다. 일맥상통한 이야기가 나온 이유는 가장 중요한 내용이기 때문이고. 이러한 지침들은 기본적인 사항들이라 무심코 지나가기 쉽다. 즉 기본에 충실하란 말로 위 4가지 항목들을 정리할 수 있다. 〈심(心)스틸러〉에서도 기존 다른 책들과 비슷한 흐름으로 흘러갔다. 역시 작가의 광고 집행 경험을 기반으로 어떤 마음으로, 어떻게 했는지, 그 결과물을 어땠는지의 구성으로 이루어져 있었다. 술술 페이지를 넘기던 중 어느 문장에서 멈출 수밖에 없었다.
카피와 글은 다르다. 그것이 맨 처음 바보가 되는 이유다. 잘 쓴 글과 잘 쓴 카피는 다르기 때문이다.
(예비 카피라이터 시절) 글 속에 카피가 속한다고 생각했다. 첫 문장, 카피와 글은 다르다는 명제에서 기존 내 생각이 편견에 속할 수도 있고, 스스로 제약을 걸어 놓을 수도 있다 판단했다. 카피에 대한 접근을 평상시 글에 대한 관점으로 가두지 말고, 제약을 두지 않겠다는 결심을 하게 되었다. 이러한 관점에서 카피와 시의 유사점이 명확히 보인다. 둘 다 함축적이란 것. 작가가 하고픈 말, 제품이 하고픈 말을 제한된 언어로 표현한다는 점. 글 자체에 집중하게 되고. 자간 길이, 쉼표 유무, 띄어쓰기, 의도적으로 엉클어트린 단어. 그저 글이었다면 넘어갔을 문체들 하나하나를 세밀하게 보게 된다. 그 카피가, 그 시가 그렇게 된 이유는 항시 있고. 소비자, 청자의 뇌리에 박힌, 글이라는 가면을 쓴 무생물체가 생물체로 변하게 된다면, 말 그대로 창조해냈고. 잘 쓴 카피, 잘 쓴 시이지 않을까.
이제 카피라이터는 직업란에 예술인이라 적어도 무방하지 않을까. 다만, 글을 쓰고 있는 카피라이터가 아니어야 겠지만... 시인은 예술가란 인식이 저변에 깔려있듯. 카피라이터 또한 예술가란 인식이 확산된다면 어떨까. 실무를 안 해봐서 잘 모르겠지만, 카피라이터가 내놓는 글은 틀린 것이 아닌 게 되기에 맘에 들지 않은 카피를 튕겨내야 하는 다른 사람들의 고충이 늘지 않을까. 그나저나 일단 배고픈 직업이란 조건은 유사해 보인다. 엄밀히 말하면 돈 문제가 아니라 아이디어를 항상 고파하기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