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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한작가 Apr 05. 2021

아이의 세상


그 호수는 끝이 없어보였지

그래서 꼭 바다 같았어 


빛나게 반짝이는 윤슬을 보며

어린 아이는 확신했지 


영원히 가물지 않을

이 바다의 주인은 바로 나라고 


어느 날 광풍이 몰려왔고

호수의 물은 통째로 동쪽으로 옮겨졌어 


광활한 대지가 드러나버린 채

덩그러니 남겨진 호수를 보며 


아이는 주저앉아 울기 시작했지

자신이 믿던 세상을 통째로 잃어버린 채로 


이제 아이는 바다의 존재를 믿지 않아

호수 너머에 있는 대지를 보았기 때문이지 


그곳에도 사람이 살아가고 바람이 불고

때문에 그들도 아이와 같이 호수를 잃었지 


하지만 아이는 건너편 이들의 모습에서

눈물 속에 담긴 빛나는 미소를 보았어 


그들의 눈물이 다시 비가 되어 내리고

그들의 희미한 미소가 파도 소리가 되면

마치 사라진 호수가 가득 채워질 것만 같았어 


아이는 이제 대지를 가로질러 달려가려해

자신이 믿었던 바다 너머의 세상으로 


슬픔을 간직한 채로, 두려움을 한껏 안은 채로

눈부시게 빛나는 미소를 바라보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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